"비틀거리고 풀썩" 중국 덮친 '좀비담배'...한국도 위협? 이 약물 뭐길래

"비틀거리고 풀썩" 중국 덮친 '좀비담배'...한국도 위협? 이 약물 뭐길래

정심교 기자
2026.02.12 16:44

[정심교의 내몸읽기]

서울 강남구의 불법 투약소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는 모습./사진제공=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서울 강남구의 불법 투약소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는 모습./사진제공=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좀비담배' 원료이자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유도제 에토미데이트(Etomidate)가 오는 13일부터 마약류로 전환·관리되면서 일반인이 갖고만 있거나 임의로 투여하면 형사처벌 받게 됐다. 과연 에토미데이트는 어느 상황에서 투여해야 하는 약물이고, 얼마나 위험한 약물일까.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3일부터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모든 제품은 수입·판매·구입·폐기·투약 등 모든 단계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취급 보고 대상이 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보관하는 등 다른 마약류와 동일한 수준으로 보관·관리해야 한다. 위반 시 형사처벌 및 행정벌의 대상이 되며, 일반인의 단순 매수·투약·소지 등 규제 대상이 아니었거나 과태료 처분 대상(약사법)이었던 행위도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다.

알고 보면 에토미데이트는 의료현장에서 꼭 필요한 약물로 통한다. 오석경 고대구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에토미데이트는 정맥을 통해 전신마취를 유도하는 약"이라며 "현재는 프로포폴이 전신마취 유도제로 가장 널리 쓰이지만, 프로포폴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에토미데이트를 제한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프로포폴은 큰 부작용이 없는 대신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어, 혈압 저하자에겐 프로포폴이 아닌 에토미데이트를 투여한다.

중국 SNS(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마약류 에토미데이트 관련 영상. 이른바 '좀비 담배'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의 영향으로 좀비처럼 비틀거리며 걷거나 주저 앉는 증상을 보인다.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 SNS(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마약류 에토미데이트 관련 영상. 이른바 '좀비 담배'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의 영향으로 좀비처럼 비틀거리며 걷거나 주저 앉는 증상을 보인다. /사진=유튜브 캡처

문제는 에토미데이트를 과·남용할 때다. 에토미데이트를 과·남용하면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근육이 수축하고, 근육의 긴장도에 영향을 미쳐 경련을 일으킨다. 실제 최근 '에토미데이트'라는 마약 성분을 넣은 전자담배를 피우고 좀비처럼 비틀거리며 걷는 중국인들의 영상이 SNS(소셜미디어)에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또 에토미데이트를 장기간 투여하면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의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부신피질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내분비계 장애가 나타나고, 이를 통해 의식이 떨어지다가 심하면 숨을 쉬지 못하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선 에토미데이트를 넣은 전자담배를 장기간 피운 15~20세 환자들의 부신 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내분비계 장애가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부신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을 만들어내는데,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되면 무기력해지고 저혈압, 운동능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좀비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한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찌는데, '좀비담배' 피우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돼 살도 저절로 빠진다'는 식으로 10대 청소년을 현혹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최근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압수한 전자담배의 3분의 1에서 에토미데이트가 검출됐다.

오 교수는 "에토미데이트는 당초 의료 목적의 정맥 투여 방식으로 개발됐다"며 "이 성분을 흡입할 때의 부작용,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 제품에 에토미데이트를 섞었을 때, 에토미데이트에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을 섞어 피웠을 때의 부작용 자체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게 현재로서 가장 위협적"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경찰이 적발한 에토미데이트 주사./사진제공=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최근 경찰이 적발한 에토미데이트 주사./사진제공=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이런 위험성에도 국내에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유통·투여한 사례가 속속 적발된다. 앞서 1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조직폭력배,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 판매한 불법 시술소 운영자 등 총 17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A씨 등 2명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 2025년 6월까지 9개월 동안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에토미데이트 총 31만6000밀리리터(㎖) 분량 3160박스를 박스당 10만~25만원에 조직폭력배 등 무자격자 3명에게 판매하고 4억여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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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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