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최상급지로 분류되는 강남 4구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가격은 3주 연속 하락했고 상승세를 이어오던 강동구도 하락 전환했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은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됐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전주(0.09% 상승)에 비해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달 첫째 주(2일 기준)부터 6주 연속 둔화하는 모습이다.
강남권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은 3주 연속 하락했다. 낙폭도 더욱 커졌다. 송파구의 집값 하락 폭은 0.09%에서 0.17%로 두배 가까이 확대됐고 강남구(-0.07%→-0.13%)와 서초구(-0.01%→-0.07%)도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이들 3개 구와 함께 강남 4구로 불리던 강동구의 집값도 하락 전환했다. 3월 첫째주 0.02% 상승했던 강동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0.01% 하락했다. 강동구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첫째 주(-0.03%) 이후 56주 만이다.
한강변 주요 지역도 집값 오름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용산구(-0.03%)는 3주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마포구와 성동구는 상승 폭을 대거 반납했다. 전주 0.13% 상승했던 마포구는 0.07%로 상승 속도가 반감됐고 성동구도 0.18%에서 0.06%로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이른바 상급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가격조정 흐름이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 향후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정부는 세제, 금융 등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 대책을 예고하는 등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똘똘한 한 채 문제도 있고 투기성의 살지 않는 비거주 1주택도 포함해 강력한 정부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증가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은 다시 상승 움직임이 빨라졌다.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3월 첫째주 0.12%에서 둘째주 0.14%로 상승세가 강해졌고 도봉구(0.07%), 강북구(0.05%)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밖에 관악구(0.15%), 구로구(0.17%)로 전주보다 상승 폭이 늘었다. 중구와 성북구는 각각 0.27%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무주택자 중심의 '키 맞추기'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북, 관악, 노원구 등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전월세 매물 부족에 따른 내 집 마련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 공시가격 발표 등 이벤트가 예정돼 있고 세금 규제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집값 추세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상승하며 전주(0.08%)보다 오름 폭을 키웠다.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