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위 하루 3시간 철거…서소문고가 붕괴, 구조적 위험 키웠나

철도 위 하루 3시간 철거…서소문고가 붕괴, 구조적 위험 키웠나

배규민 기자, 남미래 기자
2026.05.27 16:50

(종합)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사고 수시간 전부터 구조물 침하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구조물 이상 발생 이후 공사를 중단하고 긴급 안전진단에 나섰지만 점검 과정에서 결국 구조물이 붕괴했다. 전문가들은 노후 구조물 상태에서 거더를 지지하던 가로보 절단이 이뤄지면서 하중 분산 구조와 균형이 무너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2시33분쯤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사고 지점은 경의중앙선 철도 위를 지나는 과선(철도·도로 교차) 구간이었다. 현장에서 안전점검이 진행되던 중 고가 구조물과 공중비계 일부가 무너져내리면서 안전점검 인력을 비롯한 총 6명이 사상했다.

새벽 단차 발생…침하 뒤 긴급 점검

사고는 새벽 철거 작업 과정에서 시작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시30분 슬라브(S9) 절단 작업이 시작됐고 오전 2시30분에는 슬라브 단차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즉시 공사를 중단했고 거더 처짐 방지를 위한 추가 처짐방지 조치(플레이트 설치)도 진행했다.

이후에도 구조 이상 징후는 이어졌다. 오전 7시30분쯤 G15~G14 교각 사이에서 약 29㎜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오전 9시20분 현장 관계자로부터 유선 보고를 받았고 오전 10시50분 감리단과 시공사, 서울시 관계자 등이 참여한 대책회의와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논란은 이상 징후 발생 이후에도 현장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집중된다. 사고 당시 현장 아래로는 경의중앙선 철도가 정상 운행 중이었고 도로 통행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통제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긴급 점검을 진행하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임춘근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구조 이상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위험 상태인지 판단하려면 현장 점검이 우선 필요했다"며 "점검 결과에 따라 후속 통제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왜 직접 들어갔나"…안전진단 방식 논란

사고 직전인 오후 1시40분부터는 서울시 관계자와 안전진단 전문가, 외부 전문가 등 총 9명이 참여한 긴급 안전진단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 3명과 안전진단 전문가 2명, 외부 전문가 1명 외에도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비상주 감리가 함께 투입됐다.

왜 위험 구조물 아래로 직접 들어갔느냐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거더 하부 상태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중비계가 거더 하부를 가리고 있어 드론이나 상부 육안 점검만으로는 구조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거더는 구조물 하중을 지지하는 핵심 부재인데 공중비계 때문에 하부 상태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현장에서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차가 발생하는 등 이미 붕괴 징후가 나타난 구조물 하부로 직접 인력을 투입하는 판단이 불가피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한 건설 안전 관련 전문가는 "육안으로 뚜렷이 확인될 정도의 단차가 발생했다는 건 구조물의 안정성이 극도로 취약해졌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언제든 구조물이 붕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안전진단이 진행되던 오후 2시33분 고가 구조물이 낙하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물은 하부 도로와 철도 구간으로 떨어졌고 현장 작업자와 차량을 덮쳤다. 서울시는 철거 중인 고가 구조물 낙하로 하부 인명과 차량 1대가 매몰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졌고 서울시 공무원 2명과 서대문구청 공무원 1명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거더와 슬라브 잔해가 선로 방향으로 떨어지면서 경의중앙선 서울~신촌 구간 양방향 운행도 중단됐다.

"거더·가로보 절단하며 구조 균형 흔들렸을 가능성"

전문가들은 노후 구조물 상태에서 슬라브와 가로보 절단이 진행되며 구조 하중 균형이 흔들렸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원래는 구조물이 전체로 연결돼 하중을 분산시키는데 절단 과정에서 일부 구조계 균형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중비계 무게와 작업자 하중, 철도 운행에 따른 진동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위험 구조물을 직접 점검하던 감리단장과 외부 전문가 등이 숨진 점도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최 교수는 "위험 여부를 확인하려고 접근한 사람들이 사고를 당한 것 자체가 현재 안전점검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드론·센서·원격 장비 등을 활용한 점검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철도 운행으로 하루 3시간만 작업 가능했던 점도 사고 위험을 키운 배경으로 거론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구간은 철도 운행 때문에 새벽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하루 3시간만 작업이 가능했다. 서울시는 철도 측에 24시간 연속 작업을 요청했지만 코레일과 협의 결과 제한 작업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철도 운행으로 작업 시간이 제한되면서 충분한 안전 조치와 구조 보강 작업이 어려웠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사고 이후 서울시는 철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에서 연속 공정으로 철거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작업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시 "원인 규명·재발 방지 최선"

서울시는 현재 잔여 구조물 철거와 철도 운행 재개를 병행 추진 중이다.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에 작업계획서를 제출했고 공사 재개 심의를 거쳐 철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공중부 교량 철거와 슬라브 제거, 전차선 복구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한 뒤 작업 완료 약 40시간 후 철도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안전 확보와 피해자 지원, 사고 수습·복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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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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