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윳값 1900원 돌파…비상시 초과 유류비 전액 보조 추진

정혜윤 기자
2026.03.30 15:40

보조금만으론 한계…여객화물운수사업법 개정 추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 경유 가격과 휘발유 가격이 이틀 전보다 가격이 하락해 있다. 해당 주유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26.03.06.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서울 경유 가격이 리터(ℓ)당 1900원을 돌파하는 등 유가 불안이 확산되면서 '리터(ℓ)당 183원'으로 묶인 유가연동보조금 한도를 풀기 위한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초(超) 고유가 장기화와 같은 비상 국면시 유류비의 전액 또는 일부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870.52원으로 전일 대비 12.59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 가격은 1906.39원으로 이미 1900원을 넘어선 상황. 시내 일부 주유소의 가격은 228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경유 수요는 화물차와 버스 등 산업용 차량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경유 가격이 급등할 경우 화물 운송은 물론 시외·고속버스 등 광역 대중교통 운행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유가연동보조금 확대 등을 통해 업계 부담 낮추기에 매진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고유가 장기화 상황에서는 정책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 유가연동보조금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정부는 경유 ℓ당 1700원을 초과하는 가격분에 대해 최대 70%의 비율로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예컨대 경유 가격이 1ℓ에 1850원이라면 초과분 150원의 70%인 105원을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다만 보조금은 최대 183원을 넘어설 수 없다. 현행법상 보조금 규모가 유류세액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한선이다. 보조금이 최대 183원으로 제한되는 만큼 경유가격이 1961원을 상회할 경우 보조금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객화물 운송업계에서는 유가연동보조금 상한(183원)을 상향하거나 아예 지급 기준 가격(1700원)을 낮춰 고유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 역시 고유가 상황 장기화에 대비한 제도 보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가적인 위기 상황에 대비해 경유 가격이 리터당 1961원을 초과하는 비상 상황에도 유가연동보조금 추가 지원이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입법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 등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간사는 지난주 '여객·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상임위 여야 간사가 공동 발의에 참여한 만큼 빠른 법안 처리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개정안은 비상시 유류비 자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따른 자원안보위기 발령시 국토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유류세액 환급액과 상관없이 유류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유가가 2000원을 넘어서는 비상 상황에서는 언제든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여객·물류 운송이 멈춰서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등 외부 변수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업계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어 추가 지원 근거를 먼저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정 여력과 유가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지원 수준을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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