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값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전체 매매가 오름세는 소폭 둔화됐다. 반면 전세가 상승세는 점점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9일 발표한 4월 첫째주(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0%를 기록했다. 61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전주(0.12%)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다. 전주 하락세를 보였던 성동구 매매가는 상승 전환했다.
자치구별로 강남구(-0.10%)는 압구정·역삼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서초구(-0.06%)는 반포·방배동 위주로 하락했으며 송파구는 0.02% 내렸다. 용산구는 0.00%로 보합했고 동작구는 0.07%, 성동구는 0.04% 상승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급매 매물에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시작해 동작·성동구 등 한강벨트 자치구로 확대됐던 하락세가 다시 강남3구로 제한되는 모습이다. 시장에 나왔던 급매 매물들이 소진되면서 주요 상급지의 하락 흐름이 진정되는 분위기다.
강남3구와 달리 서울 중급지나 외곽지역에서는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서구(0.25%)는 가양·염창동 주요 단지 위주로, 구로구(0.23%)는 개봉·고척동 위주로, 성북구(0.23%)는 길음·정릉동 대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22%)는 남가좌·북아현동 위주로, 종로구(0.20%)는 무악·창신동 역세권 위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관망 분위기로 인해 거래가 다소 주춤하는 지역과 역세권·대단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일부 상승 흐름을 보이는 지역이 혼재하는 가운데 서울 전체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가 상승세는 속도를 더해갔다. 지난달 9일 기준 0.08% 수준이던 상승률은 지난주 기준 0.16%로 확대됐다. 실거주 의무와 대출규제 등으로 촉발된 전세 품귀 현상이 전세가 상승세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강북구(0.29%), 노원구(0.26%), 관악구(0.24%), 광진구(0.24%) 등 서울 외곽 및 중급지가 전세가 상승세도 이끌고 있다. 대단지·학군지·역세권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집중되고 상승거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강남구에서는 전세가가 0.04% 하락했다. 강남구 전세가가 내림세를 보인 것은 2025년 4월 첫째주(4월 둘째주 보합) 이후 51주 만이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급매를 기다리는 수요로 인해 전세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대치동 등 일부 지역에서 임차 만기가 돌아오는 임차인들이 임차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채 매수 대기 수요로 남으면서 전세 수요가 감소했고 이에 전세가도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 다양한 변수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한동안 강한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방안에 따르면 오는 5월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한 다주택자도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 양도세 중과유예 적용기준 변경에 따른 매수 가능 기한 연장 등 추가적인 급매물 출회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당분간 지지부진한 가격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