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허가 급한데… 재건축 시공사 선정 '발목'

남미래 기자
2026.04.20 04:03

불법촬영·서류유출 등 논란, 일정 지연 속 추가규제 우려

서울 주요 재건축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한창인 가운데 일부 사업지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잡음이 이어진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속도전에 나서려던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조합이 2차 입찰을 진행하면서 시공사들에 요구한 '추가 이행각서'를 롯데건설은 제출했지만 대우건설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성수4지구는 지난 2월 1차 입찰은 당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입찰로 진행됐으나 조합이 입찰지침상 요구한 근거자료를 대우건설이 제출하지 않았다며 입찰참여를 무효화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2차 입찰은 추가 이행각서를 필수 제출서류로 지정하면서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추가 이행각서는 조합의 입찰절차와 후속조치를 전적으로 수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지난해 12월18일 입찰공고 이후 발생한 입찰지침상 홍보규정 위반행위가 누적 적용되며 각서를 단 한 차례라도 위반할 경우 입찰자격 박탈, 입찰보증금 전액몰수 등 제재를 내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이 요구한 각서에는 이미 무효처리된 입찰 관련 내용까지 유지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1차 입찰사안을 다시 누적 적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를 받고 있으며 법률검토 이후 입찰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붙은 압구정5구역은 현재 시공사 선정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 10일 시공사 입찰마감 직후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펜카메라를 이용해 입찰 관련 서류를 촬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조합은 즉시 불법촬영 여부와 관련해 강남구청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DL이앤씨는 박상신 대표이사 명의로 조합 측에 '입찰마감 후 발생사안에 대한 사과' 공문을 보냈다. 현대건설은 사진을 촬영한 DL이앤씨 관계자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조합 측에 유권해석 결과를 통보하기 전까지 입찰서류 개봉 등 시공사 선정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결과를 조합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입찰에 나선 서울 서초구 신반포19·25차 재건축사업도 한때 절차가 중단됐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13일 입찰비교표 작성과정에서 도급계약서를 조합 외부로 반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이후 조합 검토와 양사 협의를 거쳐 입찰서류의 변경이나 조작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지난 15일 저녁 양사의 비교표 날인도 모두 완료됐다.

핵심 사업지들은 6·3 지방선거를 치르기 전 시공사 선정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지만 사업지연 우려도 높아진다. 대부분 시공사 선정총회가 선거 전인 5월 말로 예정된 가운데 시장이 교체되면 인허가 절차가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선거 이후 추가 대출규제가 나올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조합은 일정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이 벌어지는 서울 재건축사업지는 사업성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핵심지역인 만큼 시공사간 경쟁과 견제도 치열하다"며 "조합들은 지방선거 전 일정지연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유권해석 결과나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후속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입찰 마감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서울 주요 사업장/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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