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전에 나온 급매는 거의 다 거래됐어요. 지금은 안 팔리면 월세로 돌리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노원구 중개업소 관계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관망 국면에 들어섰다. 현장에서는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도 나타난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강화 여부가 추가 매물 출회와 가격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11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 끼고 나온 급매는 대부분 정리됐고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도 아니다"며 "앞으로는 가격을 올리면 올렸지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다주택자 양도세 이슈로 급매가 한꺼번에 나왔다가 지금은 대부분 소화된 상태다. 초급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고 호가도 다시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안 팔린 매물들은 다시 거둬들이는 경우도 많다"며 "서울 전반적으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다시 오르는 분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 청솔아파트 전용 49㎡는 지난달 5억7500만원(10층)에 거래된 이후 현재 저층 매물 호가가 5억9000만~6억3000만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서대문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21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21억원 후반~25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강남구 수서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재개 이전에 거래가 체결되지 않으면 가격을 올리겠다는 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재개 때까지) 안 팔리면 오히려 가격을 올려 다시 내놓아 달라는 집주인들이 많았다"며 "매물이 부족해 호가는 계속 오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수서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49㎡ 역시 지난달 20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현재 호가가 20억~23억5000만원 수준까지 뛰었다.
한편 40억원 이상 초고가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싸움이 한층 치열해졌다. 압구정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추격매수 분위기가 있었다가 최근 2주 사이 매수 문의가 거의 끊겼다"며 "호가를 낮췄다가도 안 팔리니 다시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청담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급하게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고 보고 제값을 받으려 하고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며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관망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물은 양도세 중과 재개와 함께 한층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5682건으로 하루 전보다 1232건(1.9%), 이틀 전보다 2813건(4.2%) 각각 감소했다. 강동구(-8.9%), 성북구(-6.2%), 강서구(-5.4%), 노원구(-5.1%), 동작구(-4.7%), 서초구(-4.7%) 등의 감소폭이 컸다.
다만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대출 규제 강화 등이 현실화할 경우 일부 매물 출회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세 부담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세입자 낀 매물' 거래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면서 향후 이들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고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초급매보다는 가격을 유지한 채 상황을 지켜보려는 매물이 많고 15억원 이하와 한강벨트 지역은 실수요와 대기 수요가 여전히 두텁다는 이유에서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15억원 이하와 한강벨트 지역은 실수요와 대기 수요가 두터워 상대적으로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로 강남권 초고가 시장은 수급보다는 정책과 심리에 영향을 받는 시장으로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