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강남권까지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공급 선행지표인 착공 물량은 감소해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비아파트 거래량은 4만2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가 빌라·오피스텔 등 대체 주거지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격 상승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0.62% 올라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0.55%)을 웃돌았다. 강남권까지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초기 자금 부담이 낮은 비아파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월세 시장에서는 월세 쏠림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올해 3월 기준 6만53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1% 증가했다. 올해 1~3월 월세 거래 비중은 79.4%에 달한다.
전세사기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보증금 규모를 낮춘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가 비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순수 전세보다는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공급이다. 올해 1~3월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656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비아파트 시장 특성상 지금의 착공 감소는 1~2년 뒤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택업계는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형생활주택 관련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도시형생활주택 등 신축 소형주택 취득 시 적용 중인 '주택 수 제외 특례'를 현행 2027년 종료에서 2030년까지 연장해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적용 중인 세제 완화 조치가 내년 말 종료될 경우 사업자들이 향후 분양 리스크를 우려해 신규 공급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용면적 30㎡ 미만 소규모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주택 수 산정 제외를 요구하고 있다.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이 상위 주거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거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도 비아파트 공급 확대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활용해 단기간 내 입주 가능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택 유형별 소규모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어려움을 보다 세심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