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한남뉴타운이 20년 가까운 정체 국면을 벗어나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대외 변수에 발목이 잡히며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지만 최근 들어 주요 정비구역들이 사업 속도를 내면서 시장의 시선이 다시 집중되는 모습이다.
한남뉴타운은 총 5개 구역, 1만가구 이상 규모로 계획된 서울 도심 내 최대 재개발 사업지 중 하나다. 특히 한강변을 따라 형성된 입지 특성상 강북에서는 유일하게 대규모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재개발지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부각된다. 여기에 용산 정비창 개발, 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등 인근 대형 개발과 맞물리면서 단순 주거지 정비를 넘어 서울 도심의 최고급 주거벨트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서울 도심 핵심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사업이 정체된 대표적 사례다. 초기에는 한강변 대규모 재개발이라는 상징성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무산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당초 업무지구와 연계된 고급 주거벨트 형성이 기대됐지만 개발이 좌초되면서 입지 프리미엄이 크게 훼손됐다. 주민 갈등과 사업성 논란까지 겹치며 일부 구역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등 사업 자체가 구조적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2020년대 들어 서울시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신속통합기획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사업은 재추진 국면에 진입했다. 한남뉴타운은 총 5개 구역으로 구성되며 현재는 전 구역이 동시에 사업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한남뉴타운은 전 구역이 동시에 사업을 재개하면서 시공사 선정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 중 3구역은 한남뉴타운 내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사업지다. 총 5970가구 규모로 규모면에서도 한남뉴타운 최대다. 현대건설이 단독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미 이주가 완료되고 철거가 진행 중으로 실질적인 착공 준비 단계에 근접해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철거를 마무리하고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는 착공과 일반 분양에 돌입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 속도와 단지 규모 면에서 다른 정비구역을 압도하는 선도 사업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한남뉴타운 분양가와 시장 기대치를 좌우할 사업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구역은 1537가구 규모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최근 본격적인 이주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진행된 자진이주 기간동안 이미 66%가 이주를 마쳤다.
4구역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돼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2331가구 규모로 이 중 절반 이상이 한강조망권에 들어가도록 설계됐다. 최근 삼성물산이 제안한 대안설계로 약 2360가구까지 세대수를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5구역은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늦었으나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본격화하며 추격에 나섰다. 한강변과 가장 길게 맞닿은 지역으로 지난달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올해 말 관리처분인가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1구역은 과거 사업 지연과 정비구역 해제 논란을 겪으며 가장 뒤처진 구역이다. 최근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정비가 추진되면서 정상 궤도 복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남뉴타운의 핵심 경쟁력은 서울 내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입지라는 점이다. 용산구 한남동 일대는 강남·광화문·여의도를 잇는 이른바 '업무지구 트라이앵글'의 중심에 위치한다. 이들 3개 핵심 업무로 차량 기준 20분 내 접근이 가능한 직주근접 입지다.
지형적 측면에서도 희소성이 크다. 한강변과 남산 자락이 맞닿은 '배산임수' 구조로 일부 구역에서는 한강 조망과 남산 조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강북권에서 이런 수준의 입지 강점을 갖춘 대규모 재개발지는 한남뉴타운이 유일하다. 인근에 외교시설과 대사관, 고급 주거지(이태원·한남동 일대 기존 단독주택 및 고급 빌라)가 밀집해 있어 전통적으로 고소득층 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도 프리미엄 요소다.
교통 접근성은 입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한남뉴타운은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과 이태원역을 기반으로 한 강북 동서축 이동이 가능하며 인근에 위치한 경의중앙선 한남역을 통해 용산 및 수도권 서북부로의 이동도 수월하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진입이 용이해 강남권 이동이 수월하다. 한남대교·동호대교 등을 통한 한강 횡단 접근성도 뛰어나다.
생활 인프라는 이미 성숙 단계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태원·한남동 상권을 중심으로 고급 레스토랑, 문화시설,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밀집해 있고 용산역 상권과도 인접해 대형 쇼핑·문화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한강공원과 남산 등 대규모 녹지 공간 접근성이 뛰어나 주거 쾌적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