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공급난으로 인한 전월세 매물 부족이 서민 주거 안정화를 거듭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집값 안정화와 공평 과세라는 정책 지향점을 얼마나 힘있게 밀고 나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세종 관가에서는 이미 선거 이전부터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말들이 여러 차례 흘러나왔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에 대한 방향성은 이미 제시된 상태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강화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당이 이번 지선에서 전국 단위 선거는 승리했지만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배한 만큼 어느 정도의 속도 조절은 있을 전망이다.
선거가 없는 2년간의 시간은 정부 부동산 정책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보유세,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등을 언급하며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공화국이라는 단어도 수차례 등장했다. 큰 논란이 예상되는 보유세 개편은 중장기 안목에서 접근하더라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공정가격비율 등 당장 가능한 과세체계부터 한발 한발 정상화해나갈 필요가 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18.67%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던 만큼 여러 불만이 쏟아진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시세는 이를 한참 웃돈다. 공시가가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참여언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문재인 정부 시절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의 보유세가 20~30% 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시세에 준하는 수준의 과세를 추진했으나 윤석열 정부 이후 현실화 움직임이 멈춰선 상태다.
신속한 주택 공급도 절실하다. 이재명 정부는 공적주택 110만가구 공급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출범 이후 1년간의 공급 실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공급대책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서울 핵심 공급지는 지방정부, 지역주민 등과의 갈등으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3기 신도시 사업장들은 이미 여러 차례 지연이 고시됐다. 공급의 큰 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보상과 인허가, 광역교통대책 등 후속 대책 논의도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CC 등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공급대책 부지 착공을 앞당길 수 있는 과감한 결단과 함께 여야를 막론하고 지방자치단체장들과의 원활한 협의가 필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역할론도 강조된다. 공석이 장기화하고 있는 사장 인선을 마무리짓는 대로 공적 주택 공급에 대한 역할 강화와 함께 내부 조직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주택시장에서 사실상 LH 공급이 멈춰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속도가 관건이다. 공급 체계 연속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 확보와 함께 신속한 매입 임대 주택 공급 등 당장의 전월세난을 풀어낼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시장 안정과 형평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