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없는 2년, 정책의 골든타임
6·3 지방선거를 끝낸 이재명 정부는 2028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이른바 '정책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됐다. 선거를 의식한 단기성 정책의 유인이 줄어든 만큼, 이 시기는 구조개혁과 미뤄온 정책 과제를 추진할 적기로 평가된다. 지방선거 이후 정국을 정책의 관점에서 짚어본다.
6·3 지방선거를 끝낸 이재명 정부는 2028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이른바 '정책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됐다. 선거를 의식한 단기성 정책의 유인이 줄어든 만큼, 이 시기는 구조개혁과 미뤄온 정책 과제를 추진할 적기로 평가된다. 지방선거 이후 정국을 정책의 관점에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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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증시인 코스피가 대통령 취임 이후 무려 200%가량 뛰었다. 코스피 상승세 유지와 함께 성장시장인 코스닥 활성화까지 끌어내는 것이 정부의 다음 자본시장 과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5년간 1242조원을 산업 저변에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추진과 코스닥 승강제 등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들이 본격화될 시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5일 한국거래소(KRX)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 54% 떨어진 8160. 59에 마감됐다. 이날은 미국에서 불거진 반도체 및 AI(인공지능) 정점 우려가 코스피 주도주에 영향을 미쳐 매도 사이드카까지 울렸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 취임 당시 2700대 였던 지수를 고려하면 최근까지 3배 가량 시장 볼륨이 커졌다. 증시 호황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에 들어서면서 운이 좋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상법 개정 및 자본시장 개혁, 생산적 금융 전환 노력 등의 정책적 시너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자본시장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공급난으로 인한 전월세 매물 부족이 서민 주거 안정화를 거듭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집값 안정화와 공평 과세라는 정책 지향점을 얼마나 힘있게 밀고 나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세종 관가에서는 이미 선거 이전부터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말들이 여러 차례 흘러나왔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에 대한 방향성은 이미 제시된 상태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강화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당이 이번 지선에서 전국 단위 선거는 승리했지만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배한 만큼 어느 정도의 속도 조절은 있을 전망이다. 선거가 없는 2년간의 시간은 정부 부동산 정책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보유세,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등을 언급하며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은 앞으로 선거없는 2년이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와 정부가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 살리기'에 집중하길 바라면서다. 최근 양호한 경제지표가 주로 '반도체 호황' 때문인 만큼 경제 전반에 온기가 돌 수 있도록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서는 한편, 법정 정년 연장 등 경영에 부담이 큰 노동 정책은 속도 조절에 나서야한단 입장이다. 7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 7%에서 2. 6%로 상향 조정하는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반도체 호황 영향이 크며 나머지 대부분 업종은 대외 불확실성 지속, 내수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정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향후 2년 동안 경제 전반의 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규제 완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그동안 이해관계자의 '표심'을 의식해 추진이 더뎠던 주요 규제 철폐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이 6·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권력 상당부분을 가져오면서 이재명 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 서울 탈환에는 실패했으나 지방 광역단체장 대부분이 여당 출신으로 교체된 만큼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지방 성장 정책도 탄력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지방선거 이후 제가 갖고 있는 화두 중 하나가 지방"이라며 "지역 성장을 위한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해서 연기시킨 것들이 있었다. 선거가 끝나면 7월부터 본격적으로 5극3특 관련 정책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여당은 서울시장을 탈환하는 데 실패했지만 부산, 울산, 인천, 대전, 충북, 충남, 강원 등 대다수 지자체는 여당 단체장으로 교체됐다. 그 만큼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지역 성장 전략을 펼치기 유리해 진 상황이다.
앞으로 2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만큼, 이해관계의 큰 영향을 받는 주요 세제 개편 논의도 변곡점을 맞게 된다. 보유세 개편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 등 논쟁적 사안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실과 괴리가 커졌다는 지적을 받는 상속세 공제 개편 역시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7월 말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다. 세법 개정안의 최대 관심사는 강화에 방점을 둔 보유세 개편안의 포함 여부다. 나아가 부동산 세제 전반을 개편하는 방안도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현행 부동산 세제의 특성상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은 높다고 본다. 이런 상황 탓에 매물 잠김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보유세와 거래세를 어떻게 조정할지 판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부동산 세제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대한민국은 2년 간 '선거 없는 시간'에 진입한다. 2028년 4월 제23대 총선까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만큼, 앞으로 2년이 국가 시스템 체질 개선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득실에 대한 고려 없이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6대(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구조개혁'을 추진할 적기다. 6대 구조개혁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운을 띄운 과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규제·금융·공공·노동·연금·교육 등 6대 분야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부터 다음 총선 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가 우리나라 경제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총선이 다가올 수록 여당은 물론 청와대에서도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개혁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개혁 : 똑똑한 규제로의 전환━이재명정부 규제개혁의 컨트롤타워는 '규제합리화위원회'다.
비상계엄과 정권 교체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구조개혁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왔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향후 2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만큼, 이 기간을 온전히 '정책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인구 위기, 양극화, 지방 소멸, 산업 대전환, 기후 위기 등 구조적 난제에 대한 해법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 2차 부처 업무보고 등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르면 이달 말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한다. 이와 맞물려 각 부처는 7월부터 이재명 대통령에게 2차 업무보고를 실시한다. 지난해 연말에 이어 진행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다. 하반기 경제성장전략과 2차 업무보고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구조개혁이다. 7월 세법 개정안, 8월 예산안 발표에서도 구조개혁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구조개혁은 느리지만 분명히 다가오는 위험을 뜻하는 '회색 코뿔소'를 대비하는 정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역대 거의 모든 정부가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체감할 수 있는 개혁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