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그냥 빼면 됩니다, 의사 말 믿었더니 암"...'가짜 피부과' 구별법

"점 그냥 빼면 됩니다, 의사 말 믿었더니 암"...'가짜 피부과' 구별법

정심교 기자
2026.07.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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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학회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일반의가 시술한 후 나타난 부작용 사례'. 눈물도랑·입술에 필러를 잘못 주입해 퉁퉁 붓거나, 코뿌리에 돼지콜라겐 필러를 주입한 후 무균성 농양이 생긴 사례들이 언급됐다. /사진=정심교 기자
대한피부과학회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일반의가 시술한 후 나타난 부작용 사례'. 눈물도랑·입술에 필러를 잘못 주입해 퉁퉁 붓거나, 코뿌리에 돼지콜라겐 필러를 주입한 후 무균성 농양이 생긴 사례들이 언급됐다. /사진=정심교 기자

피부과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의들의 '피부과 표방' 쏠림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반의 10명 중 8명이 개원할 때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신고한 건데, 그마저도 진료항목조차 보톡스·필러 시술 같은 '비급여'로 쏠리면서 정작 피부질환을 방치하거나 오진하는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일반의가 새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28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43곳(85.3%)이 피부과를 진료과목으로 신고해 일반의 신규 개원 10곳 중 8곳 이상이 '피부과'를 표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과에 이어 성형외과(77곳), 가정의학과(74곳), 내과(60곳), 정형외과(38곳)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진료과목 피부과'를 신고한 의료기관이 피부질환을 진료하는 비율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일반의가 새로 개설한 의원 가운데 '진료과목 피부과'를 신고한 243개 기관의 피부질환 건강보험 청구현황을 분석한 결과, 피부질환 건강보험 청구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기관이 158곳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피부질환 건강보험 청구가 일정 규모 이상 이뤄진 기관은 소수에 그쳤다.

피부질환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피부미용 시술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피부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의 출신 개원의들의 진료가 '치료가 시급한' 피부질환보다는, 미용 목적의 비급여 항목 위주로 쏠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심지어 일반의가 피부미용 시술 후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한피부과학회가 실시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일반의의 미용시술 후 부작용(88.46%)이 피부과 전문의(11.54%)보다 7.7배나 더 많았다. 일반의가 피부에 레이저 시술한 후 해당 부위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포진피부염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일반의가 피부질환을 오인해 병을 키운 사례도 보고된다. 분당차병원 피부과 김동현 교수는 "실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 악성 흑색종을 단순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지져 없애려 하다가 피부암이 계속 자라나 대학병원에 전원한 사례도 있다"며 "심지어 점을 빼면 점이 또 생겨나 점 빼기를 반복하다가 조직검사 결과 피부암으로 진단받은 사례도 보고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국민이 피부질환을 치료받거나 피부미용 시술을 받기 위해 '동네 피부과'를 찾아가지만,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피부과의원'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국에서 피부를 진료하는 1차 의료기관(3만여곳) 중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은 10%에 불과하기 때문.

진짜 피부과 vs 가짜 피부과/그래픽=김다나
진짜 피부과 vs 가짜 피부과/그래픽=김다나

일반인이 간판 표기만으로 '피부과 표방' 의원을 가려내기에 헷갈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리나라에서 피부과 전문의는 1차 의료기관(의원급)을 개원할 때 '○○○피부과의원'이라고 표기할 수 있지만,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일반의, 타과 전문의)는 '○○○피부과의원'으로 표기할 수 없다. 그 대신 별도로 표기하는 진료과목에 '진료과목 피부과'라고 표기할 수 있다.

예컨대 일반의 홍길동씨는 개원할 때 간판에 '홍길동피부과의원'은 안 되지만, '홍길동의원'과 함께 '진료과목 피부과'라고는 별도 표기할 수 있다. 일반 국민 대다수가 이 구별법을 인지하지 못해 '진료과목 피부과'란 간판이 걸린 의원을 마치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피부과의원'으로 잘못 여겨 내원할 것이란 게 피부과 전문의들의 토로다.

안인수 대한피부과의사회 대외협력이사는 "피부는 몸의 가장 큰 장기이자, 전신 건강의 비추는 거울"이라며 "피부와 전신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집단이므로 피부 맥락을 이해해야 병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부과 전문의는 4년 이상의 전문 수련 과정을 거치며 배운 병리학·면역학·진단학을 기반으로 진료한다"며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의가 피부질환을 진료할 경우 진단 지연, 오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피부과학회는 네이버 측에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피부과의원이 상위 검색되도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홍보이사는 "상위 검색 서비스가 힘들면 '피부과 전문의'만이라도 별도로 표시해달라고 네이버 측에 요청했지만, 한달여 전 '피부과 전문의에게 독점권을 줄 수 없다'는 이유와 함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부과를 검색했을 때 대한피부과학회가 운영하는 '피부과 전문의 찾기' 화면이 뜨도록 포털사이트에서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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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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