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뱅크보다 모바일..기존 은행 못하는 서비스로 승부"

이창명 기자
2016.03.07 04:31

[머투초대석]윤호영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 인터뷰

윤호영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카카오은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을 정말 잘 찍으려면 DSLR 카메라로 찍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화질이 좀 떨어져도 일상생활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그냥 스마트폰으로 찍잖아요. 저는 기존 은행이 DSLR 카메라라면 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 카메라라고 생각해요."

윤호영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가교법인) 공동대표는 기존 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시장이 크게 겹치지 않을 것이라며 카메라를 예로 들었다. 기존 은행이 좀더 전문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공간에서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라는 것.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설명하면서 ‘모바일은행’이란 점을 강조했고 은행에서 흔히 쓰는 ‘고객’이란 용어 대신 ‘사용자’(user)'란 말을 사용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에 방점이 찍힌 회사가 아니라 ‘모바일’에 초점을 맞춘 IT(정보기술) 기반의 회사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다른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카카오톡(카톡)과는 어떤 시너지를 구상하고 있는지 지난 3일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윤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이미 모든 은행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을 하고 있다.

▶기존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웹과 모바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지점이나 웹이나 모바일 모두 고객을 접촉하는 하나의 채널이라고 본다. 우리는 모바일이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이 기본이고 모바일에 맞는 금융 서비스를 구축할 거다. 단순히 지점 없는 은행이란 시각이 아니라 모든 생활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흐름에 맞게 금융서비스를 하자는 것이다.

- 어떤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울 생각인가.

▶현재 논의 중이다. 다만 기업금융은 안한다. 시작하는데 오래 걸리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기존 은행에서 잘 취급하지 않았던 중금리 대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각 은행들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같은 개인 신용정보를 평가하는 회사의 데이터를 받아 각자의 신용평가 모델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한다. 카카오뱅크도 주주사인 KB국민은행에서 온 직원들이 이 작업을 할거다. 우리는 주로 4~6등급을 대상으로 대출을 할 텐데 앞으로 모바일 생활을 분석해 4~6등급을 고도화하고 세분화할 수 있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달라.

▶카카오뱅크 주주 중에는 G마켓과 예스24, 멜론 등이 있다. 지금 이 주주사들의 비식별 정보들을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모바일에서의 행동양태를 분석해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신용등급이 4등급인데 매월 꾸준히 G마켓에서 20만~30만원씩 결제하고 예스24에서 책을 산다면 이 사람은 현금흐름이 괜찮은 편이라고 판단해 3등급에 가깝게 재해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주주사 가운데 하나인 SGI서울보증과 연계해 보증을 받아 조심스럽게 중금리 대출을 시작하겠지만 어느 정도 자료가 쌓이고 노하우가 축적되면 모바일 생활을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모델을 접목해 차별적인 중금리 대출을 해나갈 생각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체크카드도 내놓을 텐데.

▶체크카드의 기능은 2가지다. 현금을 찾는 도구나 결제수단이다. 현금을 찾는 도구로써 실물 카드나 앱 카드를 발급할 거다. 이 체크카드가 결제 기능도 갖겠지만 우리는 결제를 하는 다른 방법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통한 직접 결제인데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가맹점주 계좌로 결제금액을 이체하는 거다. 중국의 알리페이 같은 것도 미리 알리페이에 돈을 집어 넣고 사실상 계좌 이체하는 방식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계좌 이체를 한다면 카카오뱅크는 수익을 어떻게 얻나.

▶가맹점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는 거다. 카드 지급 결제시 카드 승인을 중계하는 밴사가 중간에 끼지 않아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은행 고객에게도 혜택을 돌려준다. G마켓, 멜론, 예스24, 카카오톡 등 카카오뱅크 주주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포인트들을 통합해 '카카오유니버설' 포인트를 만드는데 카카오뱅크 계좌를 통해 결제하면 이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신용카드도 하나

▶신용카드는 지금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신용카드업의 본질은 결제인데 신용카드사의 수익은 절반 이상이 결제가 아니라 할부나 카드론 등 대출에서 발생한다. 고객 기반은 결제고 수익 기반은 대출이다. 수익 기반이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과 겹치기 때문에 할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소득공제 때문에 카드를 많이 썼는데 카카오뱅크 계좌 결제를 하면 곧바로 현금영수증이 발급돼 이 문제도 해결된다.

-카톡과 연계는 어떻게 되나.

▶카톡에서 송금이나 이체가 가능하고 카카오유니버설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쓸 수 있고 카카오페이에서 카카오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등 기본적인 제휴 서비스는 다 한다. 하지만 카톡이나 다른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는 높지 않을 것이다. 카톡의 대표적인 편의성은 주소록 기반의 지인들인데 이들을 카카오뱅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카카오뱅크만의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카카오페이, 카카오 택시 등에서 결제할 때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다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까지 다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카카오뱅크도 차별성으로 경쟁해야 한다.

-펀드나 보험 등 금융상품도 판매하나.

▶우리는 접근이 좀 다른데 상품을 파는게 아니라 모바일 사용자의 문제, 불편함을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상품을 팔아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되더라도 기존 금융상품 고객의 문제나 불편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하지 않을 생각이다.

-모바일뱅킹과 관련해 보안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안사고는 기술보다 사람으로 인해 더 자주 발생한다. 카카오뱅크는 사람의 손을 타는 부분이 적어 오히려 보안 문제가 기존 금융회사보다 덜할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인력이 200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절반이 기술자로 직접 보안기술, 인증기술을 개발한다. 기존 은행은 기술을 외부업체가 개발한다. 은행의 IT 인력들은 이 외부 개발업체를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내부 개발자가 모든 개발을 책임진다. 카카오뱅크는 적은 인력으로 업무를 해나가야 해서 기술력이 중요하고 좋은 인력을 보충할 거다. 카카오뱅크는 개발자 중심의 회사다. IT회사가 금융을 하는 거다.

-IT회사가 금융을 한다는 의미가 무엇인가.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기술력으로 해결해나가며 사용자 반응에 빨리 반응해 수정해간다는 거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내놓은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예상과 다르면 재빨리 이를 반영해 사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거다. 사용자들의 기대에 맞춰가는 시간을 줄이는게 관건인데 이 때 가장 중요한게 기획력이나 영업력, 금융상품이 아니라 기술력이다. 그런데 기존 은행들은 이 기술을 다 외부업체에 맡긴다.

-카카오뱅크는 주로 카카오와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오는 인력으로 구성되는데 보수적인 금융권 문화와 잘 융합될까.

▶개발자 중심이라는 게 우리의 첫 번째 경쟁력이라면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두 번째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에선 임원을 ‘부장님’ 같은 직급으로 부르지 않는다. 다 영어이름을 쓴다. 직원들은 나를 '대니얼'이라고 부른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은행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금융업 경험이 의미가 없다. 경험이 많은 임원이 ‘내가 해봤더니 이래’라고 젊은 직원에게 지시할 수 없다. 기존 은행에선 의사결정권자의 경험이 중요했다면 우리에겐 의사결정권자의 경청이 중요하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때문에 누구나 의견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누구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직원들이 ‘대니얼,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하면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 그래서 수평문화가 중요하다. 다행히 금융권 출신들도 이 문화를 굉장히 재미있어 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

-은행권 급여가 높은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우리는 100% 성과 연봉제다.

-카카오뱅크가 이자를 멜론에서 음원을 사거나 카카오에서 게임하는데 쓸 수 있는 포인트로 준다고 해서 관심이 많다.

▶고객이 원하면 현금 이자보다 조금 더 많은 카카오유니버셜포인트를 이자로 적립해준다. 이 포인트는 카카오뱅크 주주들의 회사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현금 인출과 입금은 어떻게 하나.

▶국내 은행들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찾고 입금할 수 있다. 물론 타행이니까 수수료가 붙을 거다. 다만 우리 주주사 중에 KB국민은행과 우체국,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있으니 여기 ATM은 당행처럼 수수료 없이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현금을 잘 안 쓴다. 현금을 찾는 횟수는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카톡에 송금 기능을 붙이면 앱이 무거워지지 않을까

▶중국 텐센트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는 송금은 물론 별별 신기한 서비스가 다 붙어 있는데 아무 문제 없다.

-카카오뱅크가 정식 출범하면 은행장은 누가 되나.

▶그건 주주들이 정할 일이다.

- 언제 출범하나.

▶전산 시스템이 구축되는 대로 빨리하고 싶다. 이체·송금, 여·수신, 외환 등 은행의 기본적인 업무 골격만 갖추면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 게 목표다. 연내면 좋겠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시작하고 싶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