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카드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0.8%에서 0.5%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중소가맹점 기준도 연매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넓히고 수수료율도1.3%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정치권은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3년에 한번씩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산정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을 1.5%에서 0.8%로,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낮췄다.
법에 따라 3년에 한번 조정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1년만에 또 다시 인하하겠다는 것은 문제다. 더 큰 문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카드사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만 실제 가맹점에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용카드 비중은 54.8%, 체크카드 비중은 16.2%로 나타났다. 연매출 1억원을 거두는 영세가맹점의 경우 1억원의 54.8%인 5480만원을 신용카드로 지급받는다고 보면 문 후보 공약대로 수수료율을 0.3%포인트 인하했을 때 절감되는 금액은 연 16만4000원이다. 수수료 인하로 영세 자영업자가 받는 혜택은 월 1만3700원에 불과하다. 영세·중소 가맹점을 도와주려면 가장 큰 부담 요인인 임대료를 낮추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카드사들은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시 약 5500억원의 수수료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사 당기순이익의 30% 수준에 이른다. 이 정도로 순익이 줄면 카드사들은 고객에게 돌아가는 각종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인력 구조조정까지 검토해야 한다.
기맹점 수수료를 깎아준다고 하면 자영업자의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말없는 다수의 카드 회원들이 얻는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거철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공약으로 나오는데 정치권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영세·중소 가맹점이 얻는 경제적 효과와 전체 소비자와 고용시장이 받는 영향을 꼼꼼히 비교, 분석해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안을 내놓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