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논란의 의료자문제, 민간 공동 의료자문 도입한다

전혜영 기자
2018.11.29 04:13

생보업계 공동 의료자문제 도입 TF 출범, 전문의학회와 일괄 MOU 체결…내년 초 시행 예정

국회를 중심으로 ‘의료자문제도’를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민간 차원의 공동 의료자문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꾸린 의료 자문단 대신 공신력 있는 전문의학단체로부터 공동자문을 받아 객관성을 높인다는 취지인데 제도의 장점을 유지할 대책이 될 지 주목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빠르면 이달 중 '공동 의료자문제도 도입을 위한 TF'를 출범하고 킥오프 미팅(프로젝트 첫 회의)을 열 예정이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청구가 들어오면 피보험자를 진료한 주치의가 작성한 진료기록부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나 치료방법 등을 살펴보고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과잉진료가 의심되거나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주치의에게 소견을 구하고, 주치의가 이를 거부할 경우 표준약관 등에 따라 제3의 의료기관에 자문을 의뢰하는 것이 의료자문제도다.

이를 놓고 보험사가 의료자문제도를 보험금 지급 거부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과 정확한 보험금 지급으로 불필요한 누수를 막기 위한 절차라는 의견이 맞서며 논란이 커졌다.

특히 보험사로부터 자문료를 받는 의료 자문단이 보험사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맹점으로 지적받으면서 국회에는 자문의가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감액 등의 의견을 낼 경우 피보험자 직접 면담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금융감독원도 '의료분쟁자율조정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TF는 제도 개선을 위한 업계 자구 노력 차원에서 자문 내용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의학회를 대상으로 일괄 MOU(양해각서)를 체결, 민원이나 분쟁이 잦은 분야에 대해 공동 의료자문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한암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도수의학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각 분야의 의학회와 MOU를 맺고 자문단을 구성한 후 민감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공동 자문을 받아 보험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분쟁에 대해서는 개별 보험사가 기존처럼 자문단을 운영하되 논란이 큰 사안 등에 대해서는 의뢰를 받아 공동 자문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보험사는 공동 자문 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부를 판단하고 금감원 민원 발생 시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F는 내년 초까지 전문의학회와 공동 자문을 위한 MOU 체결 작업을 마무리 하고 빠르면 2월부터 공동 의무자문제도를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의료자문제도에 대한 국회 등의 비판이 거세고 금융당국도 제도개선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공동 의료자문 등의 자구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초 금감원 산하에 공동 의료자문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업계에서는 보험사기에 대응할 수단이라는 제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국회의 법안 통과나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방향에 따라 의료자문제도의 큰 틀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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