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를 축소하기 위한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처음 카드 상품을 만들 때 적자가 생기지 않도록 적정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탑재할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 허용과 관련해 한 금융당국자가 한 말이다. 카드사들이 적자 상품에 한해 부가서비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해달라지만 수익성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적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문제는 제휴카드 출시 때 특히 나타난다. 제휴사의 선택을 받으려면 혜택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실제 수익 창출 여부는 뒷전이 되는 경우가 잦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제휴를 위해 사실상 처음부터 적자를 예상하고 만들기도 한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대부분 카드 상품은 처음부터 적자를 각오하고 설계하지 않는다. 출시 첫해와 이듬해는 초기 마케팅비용으로 인해 흑자가 나지 않더라도 3년째부터는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한다. “수익성 분석을 엉망으로 해 적자라는 말”은 전체가 아닌 일부에 국한되는 얘기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카드 상품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최근 상황은 카드 수수료 인하가 그 원인이다. 2012년 이후 3년 주기로 시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외에도 정부는 매년 최소 한 차례 이상 카드 수수료를 낮춰왔다. 표심을 노린 정부와 국회의 포퓰리즘적 정책판단이 합작한 결과다. 아무리 수익성 분석을 보수적으로 해도 거듭 된 수수료 인하에 흑자를 유지하는 카드 상품은 존재하기 어렵다.
정부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별적으로 부가서비스 축소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이처럼 예상 밖의 정책으로 적자가 지속되는 환경이라면 향후에도 부가서비스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3년마다 정해진 수수료율 변동은 손대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수료와 부가서비스, 소비자 피해를 둘러싼 갈등은 또 불거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