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과열경쟁 등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첫 공동검사에 나선다. 자영업자대출은 지난해 12.5% 급증했다. 올 들어선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해 금융회사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한은은 15일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에 대해 자영업자대출 공동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과 한은이 공동검사를 나가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번 공동검사는 한은이 금감원에 요청해 이뤄졌다. 금감원은 한은이 공동검사를 요청하면 1개월 안에 착수해야 한다. 금감원은 공동검사와 별개로 다음달 KB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도 나갈 예정이다. 금감원은 당초 종합검사 전후 6개월 간은 '부문검사'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한은과의 공동검사는 예외다.
한은과 금감원이 올해 자영업자 대출에 주목한 이유는 지난해 두자릿수로 급증한 자영업자대출이 올 들어선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년 0.51%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업권별로 상호금융권 연체율이 1.15%로 전년 0.74% 대비 0.41%포인트 상승했고, 여신전문회사도 같은 기간 2.04%에서 2.66%로 0.6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엔 그나마 개인사업자대출 총량이 크게 늘어나 부실 대출 비율이 희석되는 효과가 없지 않았다. 지난해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은 금융권 평균 12.5%다.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금융권에서 '새 수익원' 발굴을 위해 자영업자대출을 대폭 늘려 왔고 그 결과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이렇게 신규대출이 대거 유입되면 부실대출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올해다. 금융당국은 경기침체, 부동산가격 하락 가능성 등을 감안해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 올해부터 사실상 첫 '총량관리'에 돌입한다.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전업권 평균 11% 미만으로 묶는 동시에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은 임대사업자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10%포인트 가량 낮출 방침이다.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40% 가량은 임대사업자 대출에 쏠려 있는데 '부동산 경기침체→임대료 수입 감소→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신규대출 유입으로 자영업자대출 부실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올해 총량관리가 시작되면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크게 오를 수 있어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과 금감원은 공동검사를 통해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까지 두루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영업자대출 공식 통계에서 빠진 '자영업자가 받은 가계대출 현황' 통계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98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49조75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이는 개인사업자가 금융회사에 사업자등록번호를 제시해 받은 대출 잔액일 뿐이다. 대다수 개인사업자는 가계대출로도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과 생계자금용으로 혼재해서 사용한다. 자영업자가 받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모두 합치면 올해 70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