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2023년 시행…1년 더 연기 "그나마 다행"

전혜영 기자
2020.03.18 11:40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이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IASB는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사회를 열고 IFRS17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하는 안건을 논의해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IFRS17은 오는 2023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IASB 이사회는 의장국인 네덜란드를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브라질, 호주,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한국 등이 참여하며 총 14명으로 이뤄졌다. 이중 12명이 찬성했으며, 1명 반대, 1명 부재다. IASB는 오는 6월 IFRS17의 최종 개정 기준서를 공표할 예정이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은 당초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원국의 상당수가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지난해 6월 IASB가 도입 시기를 2022년으로 1년 연기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한스 후거보스트 IASB 위원장은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이후에도 EU(유럽연합) 국가들을 중심으로 추가 연장 요구가 거세지자 결국 1년 더 미루는 방안을 논의해 결정하게 됐다.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서 자산을 시가 평가하는 IFRS9도 시행도 2023년으로 같이 연기가 결정됐다. IFRS9는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을 시가 평가하는 회계기준인데 은행 등 타금융권은 2018년부터 시행됐다. 보험만 예외적으로 IFRS17 시행에 맞춰 연기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단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제로금리로 보험사의 자본잠식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IFRS17 시행까지 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0.1% 하락할 경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 3사의 회사별 부채가 8000억~1조원 씩 불어날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자본확충 부담이 큰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금리 인하 충격이 큰 상태라 일단 1년이라도 더 시간을 벌게 된 것 자체는 다행"이라며 "최종 기준서에 따라 당국에서 국내 도입 기준안을 마련해주면 그에 맞춰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서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신지급여력제도 킥스(K-ICS)의 시행도 늦춰질 전망이다. 부채적정성평가(LAT) 시행시기도 다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LAT는 IFRS17 시행에 대비해 보험부채를 단계적으로 시가평가 하도록 하는 제도다. 종전의 원가평가 방식에 따른 보험부채 적립액보다 LAT 평가를 통해 나온 부채평가액이 더 많으면 부족분(결손액) 만큼 추가 적립하도록 해 IFRS17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FRS17의 글로벌 시행 일정 변경에 따라 킥스와 LAT 시행시기도 이에 맞춰 연기할지 여부를 검토해 볼 것"이라며 "다만 IFRS17 도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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