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장 '한국ETF' 하루만에 6000억 유출..."한국 매도신호는 아냐"

미 상장 '한국ETF' 하루만에 6000억 유출..."한국 매도신호는 아냐"

배한님 기자
2026.05.11 17:36
iShares MSCI Korea ETF(EWY) 순자금유입 역대 순위/그래픽=윤선정
iShares MSCI Korea ETF(EWY) 순자금유입 역대 순위/그래픽=윤선정

미국에 상장된 대표 한국 ETF(상장지수펀드)에서 하루 만에 6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유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올해에만 80% 넘게 급등한 만큼 단기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통합계좌 규제 완화 이후 글로벌 브로커를 통한 '코스피 직구'가 가능해지면서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직접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블랙록이 운용하는 'iShares MSCI Korea ETF(EWY)'에서 최근 1주일간 10억4973만달러(약 1조5325억원)가 빠져나갔다. EWY에서는 지난 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2000년 5월 미국 시장에 상장된 EWY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대형주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다. 삼성전자(285,500원 ▲17,000 +6.33%), SK하이닉스(1,880,000원 ▲194,000 +11.51%), 현대차(646,000원 ▲33,000 +5.38%) 등 국내 대형주로 구성돼 있다.

지난 6일에는 EWY에서 4억967만달러(약 5981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는 EWY 역대 최대 규모 자금유출이다. 역대 두 번째로 자금유출 규모가 컸던 날은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일(2억9108만달러)였다. 이전 고점은 2021년 4월29일 2억3250만달러(3395억원)였다.

금융투자업계는 EWY 대규모 자금 유출이 'Sell Korea(한국 매도)' 신호는 아니라고 풀이한다.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른 만큼 단기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의미다. 올해 코스피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연초 대비 약 85.6%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EWY 순자금유입은 51억8484만달러(약 7조5700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전 연간 자금유입 최대치는 2025년(18억8773만달러)로 올해 순유입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 급증과 5G 전환 등으로 반도체 사이클이 돌아오면서 2020년 11월 중순에서 12월 초 EWY에 일시적인 연일 자금이 유입됐고, 2021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차익실현 성격으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있었다. 코스피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1500대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6월 3300대까지 수직상승한 바 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JP모건이 이날 코스피가 1만까지 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코스피 랠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도 나왔다. JP모건은 "한국 시장의 핵심 펀더멘털은 현대로선 궤도에 올라있어 추가 상승을 겨냥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사이클 종료를 선제적으로 예단하지 않는 것이 여전히 적절하다"며 "한국은 여전히 최선호 시장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통합계좌 규제 완화로 인한 삼성증권-IBKR(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서비스 등장이 EWY 자금 유출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EWY나 D램 ETF 등 상품을 통해 한국 시장에 투자하던 외국인들이 통합계좌를 통해 직접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국인 수급이 연기금이나 헤지펀드 등 기관 중심의 폐쇄형 시장에서, 글로벌 브로커를 통한 접근이 향상되고 리테일이 추가되면서 수급 기반이 다변화됐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IBKR로 인해 외국인의 코스피 직구가 가능해지면서 수급이 옮겨가는 현상일 수도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통계가 나오지는 않아 이후 추세는 확인해 봐야 하지만, 외국인의 코스피 수요가 사라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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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배한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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