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금융대장주로 '우뚝'…긴장한 은행들 "두고 봐야 안다"

김상준 기자
2021.08.08 06:11

[이슈 속으로]

[편집자주] 금융권의 뜨거운 이슈를 갈무리합니다.
/사진=머니투데이

카카오뱅크가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 기준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2위로 밀려난 KB금융지주와 시총 차이는 약 13조원이다. 코스피 전체로 봐도 시총 11위(우선주 제외)다. '탈은행' 수준의 시총이지만 은행들은 오히려 담담하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은 압도적이지만, 상장과 함께 사업 부문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기업금융 등 전통적인 은행 업무를 카카오뱅크가 얼마나 잘 해낼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 상장과 동시에 '리딩뱅크' 등극했지만…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 날인 6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되고 이후 상한가)에 실패했다. 다만 상한가를 기록하며 6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3만9000원) 대비 79% 뛰어오른 수준이다. 그 결과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이 됐다. KB금융지주, 신한지주 등을 제치고 금융 '대장주'가 된 것이다. KB금융의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 약 21조7000원, 신한금융지주 시총은 약 20조원이다.

은행권은 이같은 성과의 요인을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에서 찾는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금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중 MAU(월간 실사용자 수) 1위다. 경제활동 인구의 57%에 해당하는 1615만명이 카카오뱅크 앱을 쓰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디지털 부문 임원은 "은행들도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가 이미 확보한 고객 수나 개발자 인력을 보면 당분간은 은행들이 쫓아가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직원 1023명 중 40%는 개발자다.

하지만 은행들은 카카오뱅크의 이번 '리딩뱅크' 등극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보진 않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가라는 건 주주들의 '심리'"라며 "현재 은행으로서 카뱅이 실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보면 카뱅이 브랜드 마케팅을 잘 펼친 부분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카뱅이 어떻게 영업을 확장하는지를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아직 개척할 은행 업무 분야가 많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예금·적금·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금융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대출 심사 과정에 필요한 서류가 많아 비대면 전환이 까다로운 편인 주택담보대출은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카뱅은 '단순 업무'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상장한 만큼 이젠 사업을 확대해야 하고, 우선 순위는 기업금융일 텐데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실사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자산관리(WM) 같이 금융 전문성이 은행 선택의 기준이 되는 분야에선 카뱅이 은행들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50대, 60대 자산가들이 무얼 믿고 비대면으로 카뱅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겠느냐"며 "WM처럼 편리성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한 영업 분야에선 카뱅이 은행을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뱅 인력 비중이 대부분 개발자라는 점이 그동안 높게 평가됐지만 앞으로는 취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업 인가를 받으면서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에 똑같이 노출됐다는 점도 언급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뱅의 초기 가파른 성장은 규제 차익으로 인한 부분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카뱅도 건전성, 소비자 보호 등 측면에서 은행과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는다"고 말했다.

상한가에 임직원 총 평가차익 5700억원…윤호영 대표 평가차익, 337억원

카뱅 임직원들은 소위 '대박'이 났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카뱅 임직원들은 첫 날 종가(6만9800원) 기준 총 1732억원의 평가차익을 보게 됐다. 우리사주 평가차익까지 합치면 총 평가차익은 5700억원 규모다.

이날 카뱅이 6만98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임직원들은 주당 6만4800원의 차익을 본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카뱅 주식 1주를 5000원에 살 수 있다. 카뱅이 2019년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중 미행사 수량은 총 267만2800주다. 카뱅 임직원들이 전부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총 평가차익은 1732억원에 달한다. 행사 가능 기간은 2026년 3월25일까지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스톡옵션 52만주를 확보하고 있다. 차익으로 약 337억원을 실현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은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는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40만주)의 평가차익은 약 256억원이다. 22만4000주를 가진 정규돈 카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45억원의 평가차익을 낼 수 있다. 업무집행책임자인 이형주·고정희·유호범·김석·신희철 등은 각각 7만주· 7만주·4만주·3만5000주·3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별 22억원에서 45억원 사이 평가차익을 본다.

일반 직원들도 스톡옵션과 우리사주를 포함해 1인당 약 10억원의 평가차익을 본다. 카뱅 일반 직원 135명은 스톡옵션 127만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평가차익은 약 6억원이다. 또 카뱅은 공모주 일반청약 전에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총 1274만3642주를 배정했다. 공모가인 3만9000원에 배정해 1주당 평가차익은 이날 종가 기준 3만800원이다. 카뱅 총 직원 수는 1014명이다. 계산해보면 1인당 평가차익은 약 4억원이다. 다만 우리사주는 1년간 보호예수로 묶여 차익을 당장 현금화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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