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24 거부' 철퇴… 정부, EMR업체 담합조사 등 칼 뺐다

'실손24 거부' 철퇴… 정부, EMR업체 담합조사 등 칼 뺐다

권화순 기자
2026.05.12 04:03

금융위·복지부·공정위·금감원 등 관계부처 점검회의
2024년 10월부터 시행했지만 병의원 연계율 29%에 그쳐
금융위, 이례적 명단 공개 "실효적 제재안 마련" 강경 모드
최근 업계 점유율 1위사 참여로 선회… 분위기 반전 기대도

실손24 미참여 주요 EMR(전자의료기록) 업체/그래픽=김현정
실손24 미참여 주요 EMR(전자의료기록) 업체/그래픽=김현정

정부가 종이서류를 떼지 않고 앱(실손24)으로 손쉽게 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 간편청구의 병의원 연계율을 연내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청구전산화 전환을 집단으로 거부하는 EMR(전자의무기록)업체에 대해 불공정거래 담합조사와 과태료 부과검토 등 강경대응 입장으로 선회했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은 11일 '실손24 대국민 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 점검회의'를 열어 올 하반기 이후 실손 청구전산화 시스템의 의료기관 연계율을 80~9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손 청구전산화는 '창구방문 없이' '복잡한 서류 없이' '사진 찍어 제출하는 번거로움 없이' 실손24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14년 간의 긴 논의 끝에 관련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24년 10월부터 1단계, 2단계로 나눠 진행 중이다.

하지만 2단계 시행 이후에도 병의원 연계율이 29%(3만614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손 가입자가 4000만명으로 사실상 전국민이 가입했음에도 국민편익을 증대하는 제도가 정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병의원이 도입을 거부해서가 아니다.

병의원이 실손 청구전산화를 하려면 의료의무기록을 전산처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하는 EMR업체의 참여가 필수다. EMR업체가 청구전산화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의료기관은 이용 중인 EMR를 변경하지 않는 한 실손24와 연계가 불가능하다. 종전 청구시스템 대비 수입감소를 우려한 EMR업체가 집단으로 참여를 거부하면서 청구전산화 참여율이 올라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EMR업체 점유율 1위인 유비케어(자회사 헥톤프로젝트)가 참여로 입장을 선회해 연계율이 6월 이후 52%로 대폭 올라갈 것이라고 정부는 전망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4년의 논의 끝에 만든 제도가 시행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연계율이 29%에 머무는 것, 그리고 일부 업체가 집단적으로 참여를 거부하는 것, 이것이 바로 비정상"이라며 "정부가 이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권익강화를 위해 마련한 공공정책에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바라며 업체가 불참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부 업체가 집단적으로 참여를 거부한 행태에

대해 공정위와 함께 불공정 관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실손24 미참여 EMR업체의 명단을 이례적으로 모두 공개했다. 금융위와 공정위 등은 EMR업체를 우선 설득하는 한편 과태료 신설과 담합여부 조사 등 실효적인 제재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의료기관에는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의료기관에 연계를 요청하도록 네이버·토스와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의약단체 등을 통해 미참여 의료기관과 지역 공공병원을 대상으로 공문 등을 발송해 청구전산화 참여가 법상 의무임을 안내하고 참여를 촉구한다. 공정위도 미참여 업체간 집단적인 불공정 관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한다. 금융당국은 범정부 대응을 통해 연계율을 매월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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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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