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이하 카드 수수료율) 적용을 확대하는 법안을 내놓자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율 정책 모순이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예외이어야 할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사실상 대부분이 된 기형적인 구조가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이하 신판)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3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 가맹점 96%가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억원 이하로 0.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곳만 75%인 220만개다.
원래 카드 수수료율은 업계 평균 2% 안팎이다. 그러나 이는 연매출 30억원 초과 일반 가맹점에 해당된다. 대부분에 해당되는 연매출 30억원이 이하 가맹점들은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데,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1.5%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1.25%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1.1% △3억원 이하 0.5%다.
국내 전체 가맹점 300만곳 약 298만곳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게 된 건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너무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생긴 기현상이다. 우대수수료율 적용은 2019년 카드수수료율 재산정 당시 5억원까지였지만 당정협의를 거치면서 30억원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형병원과 약국 등 요양기관도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1년 같은 당 홍성국 의원이 공공성을 지닌 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유사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카드업계는 난색이다. 2020년 하반기 기준 병원 6만9843개, 약국 2만4089개 가맹점 중 이미 93%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어서다. 카드사들과 금융당국 모두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정한 곳이 아닌 업종 전체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건 과도한 시장가격 개입이라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특정 업종 가맹점에만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게 되면 비슷한 매출액의 다른 업종 가맹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해 대출 영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며 "다른 업종과 달리 카드업은 정부나 정치권의 가격 개입이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