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2.5%)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두 달 연속 큰 폭 오르면서 향후 소비자물가로의 전가 압력도 한층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6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올라 2022년 10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4.0%)과 수산물(-3.2%)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1.0% 내렸다. 반면 공산품은 석탄·석유제품(31.9%)과 화학제품(6.3%) 가격 급등 영향으로 4.4%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31.9% 급등하면서 지난 3월 32.0%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9% 올랐는데 이는 2022년 6월(83.3%)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세부 품목별로는 솔벤트(94.8%), 경유(20.7%) 가격이 크게 올랐고, 화학제품 가운데 폴리에틸렌수지(33.3%), 폴리프로필렌수지(32.0%) 등도 급등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며 DRAM 가격은 전월 대비 37.8% 올랐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3월에는 휘발유·경유와 함께 나프타 가격이 크게 올랐고, 4월에는 나프타 상승 폭은 축소됐지만 제트유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상승률이 3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국제가격 상승분이 일부 이연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가격은 운송서비스(1.6%), 금융및보험서비스(3.0%)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국제항공여객(12.2%)과 항공화물(22.7%)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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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금융및보험서비스는 전월 대비 3.0%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2% 올라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단계별 물가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국내공급물가는 원재료(28.5%)와 중간재(4.3%)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5.2% 상승했고, 총산출물가는 공산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3.9% 올랐다.
특수분류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7.9%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월 대비 2.2% 상승해 근원 물가 압력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 팀장은 "중동 전쟁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영향이 여러 부문으로 파급돼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의 수요 상황이나 정부 정책, 유통 단계 할인 여부 등에 따라 소비자물가로의 전가 정도와 시차는 달라질 수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5월 들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전월 평균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이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시차 반영과 중동발 공급 차질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5월 생산자물가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