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해체·쪼개기였나..사필귀정"..이억원·이찬진 갈등봉합 과제

권화순 기자
2025.09.25 15:57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빌딩 남측에서 금융감독원 조직 개편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분리, 신설되고 금융시장감독 기능도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금감원은 직원들이 일방적인 조직개편을 규탄하며 총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금감원 직원들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장외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2025.09.21. kmx1105@newsis.com /사진=김명원

"애초부터 늘어나는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몇몇 사람 외에 '찬성'한 사람이 없었다. 사필귀정이다."(금융당국 한 관계자)

25일 당정대가 감독체계개편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자 금융당국 직원들은 "사필귀정"이라는 단어를 공통으로 꺼냈다. 애초부터 감독체계개편 방향의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금융권이나 금융당국과는 충분한 소통없이 진행돼 당사자들에게는 깊은 상처와 갈등만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어수선했던 조직을 추스르고 부동산 대책, 금융소비자보호 개편안 등 현안에 대해 속도감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안았다.

이번 감독체계 개편안은 개편안 발표(7일)도, '백지화' 발표(25일)도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7일 일요일 늦은 시각, 고위 당정은 금융위원회 '해체'와 금융감독원 '쪼개기' 및 '공공기관 지정'을 깜짝 발표했다. 지난달 중순 국정기획위원회가 해산하며 감독체계개편의 방향성이 어느정도 드러난 가운데 지난 7일 당정이 사실상 '확정안'을 발표한 것으로 금융권은 받아들였다.

당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까지 공식화하자 금감원 직원 2400명의 반발이 거셌다. 금감원의 중간관리자급 이하의 수백명 직원들은 매일 출근길에 모여 공공기관 지정 반대와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반대를 외쳤다. 설립 이래 처음으로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도 열었다. 총파업 '카드'까지 검토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직원이 340명에 달하는 금융위는 절반이 넘는 직원들이 세종시 소재 재정경제부로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고위당정 개편안 발표 이후 금융위 주요 부서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부서가 남고, 어느 부서가 세종행인지 세부 조직도까지 돌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원점 재검토가 발표되자 금융당국 직원들은 "늦게 나마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은 정말 다행"이라면서도 말을 아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칭찬에도 불구, 해체나 쪼개기 조직개편안이 그대로 추진됐고, 원안이 다시 기습적으로 철회되는 경험을 해서다.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금융당국 직원은 "코스피5000이나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며 "불안했던 마음을 추스리고 산적한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정이 원점 재검토를 언급하면서도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주문한 만큼 당장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숙제를 안고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체계개편안 발표 시기와 맞물려 취임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어수선했던 조직을 추스르고 내부적으로 분출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양 기관장은 고위 당정 발표이후 "정부가 결정하면 따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일부 조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6·27 대책 이후 집값 오름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등 현안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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