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리딩금융 자리를 사수한 KB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며 '국민배당주' 행보를 본격화했다. 현금배당을 크게 늘리고,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자본준비금 감액에 의한 비과세 배당을 오는 3월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 추진하는 등 주주환원 기조를 한층 강화한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5일 '2025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감액배당은 국민배당주로서의 위상 확보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배당성향을 27%로 높여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했다. 감액배당은 저희 주총 안건 준비가 마무리됐고 필요한 제반 절차나 검토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비과세 감액배당이 현실화되면 주주들이 배당소득세(15.4%)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절세 혜택이 주어져 국민배당주 실현에 한층 다가가게 된다.
KB금융은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지난해 4분기 주당배당금을 전년동기 804원 대비 약 2배 증가한 1605원으로 결의했다. 기지급된 2025년 분기별 현금배당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 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여기에 2025년 실행한 자사주 매입·소각 1조4800억 원 규모를 더하면 지난해 주주환원 총액은 3조600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말 CET1 비율에 연동해 산출된 2026년 1차 주주환원 재원은 역대 최대인 총 2조8200억원 규모로, KB금융은 이를 현금배당 및 자기주식 취득에 각각 1조6200원, 1조2000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대체로 주주환원 정책에 이목이 쏠렸다. 나 전무는 현금배당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배경에 대해 "2025년 상반기 2차 주주환원 계획으로 8500억원 규모를 제시했으나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1900억원을 2026년 초에 이연해 활용해야 하게 됐다"며 "고배당 기업 요건 충족도 중요하지만 국민 배당주로서의 위상확립 측면에서 현금 배당 성향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나 전무는 "ROE를 11%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순이자이익은 비교적 견조하겠지만, 비이자이익 증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해외 법인 이익도 개선되고 있어 ROE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그룹 ROE는 전년 대비 1.1%포인트 개선된 10.86%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주주환원의 상단은 열어두겠단 입장도 재확인했다. 나 전무는 "저흰 다른 그룹과 달리 특정 주주환원율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관리하고자 하는 CET1 비율 이상의 재원은 주주환원으로 쓰겠다. 상방이 열려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5조84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 등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은행, 증권 등 핵심 계열사의 이익이 확대되고 자본시장 관련 수익을 중심으로 비이자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순수수료이익이 누적 기준 전년 대비 6.5% 확대된 가운데, 비이자 이익은 4조8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7213억원으로 계열사 희망퇴직 비용과 ELS 등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에 그쳤고, 전분기보단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8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4975억원으로 전년 동기(6339억원) 대비 21.5%, 전 분기(1조1769억원) 대비 57.7% 급감했다. ELS 관련 과징금 충당부채를 영업외손익에 반영한 데 따른 일회성 요인 때문이다.
KB금융은 은행 부문의 충당금 부담이 단기적으로 남아 있지만, 연중 소멸될 것으로 봤다. 서기원 국민은행 재무담당 부행장은 "LTV 관련 충당 부채는 697억원, ELS 과징금 과태료 관련해선 2633억원을 반영했다"고 했다. 나 전무는 "과징금은 올해 안에 소멸될 이슈로, 이후 반등되는 폭도 저희가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