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최근 2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4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연 6.4%대로 올라섰다. 6개월 변동형 주담대와의 금리 격차가 최대 1%포인트(P)까지 벌어져 주담대를 받을 때 변동형 금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주요 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만큼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으로 대출금리 경쟁에 나설 여지도 커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 무보증 AAA) 5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4.152%로 올라 2024년 4월 중순 이후 약 2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고점은 지난 3월27일 4.121%였다. 금융채 5년물은 은행권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주요 기준금리로 쓰인다.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서 4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상승했다. 직전 고점 은행채 금리를 반영한 3월29일 4대 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4~6.24% 수준이었지만 이날 기준 금리는 연 4.53~6.45%로 상단이 0.21%P 올랐다. 이날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7~5.45% 수준으로 집계됐다.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 상단 차이가 1%P까지 벌어진 셈이다.
중동 사태 여파로 금융채 금리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대출 모집인들 사이에서는 고정형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채 5년물을 따라가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대 중반까지 오른 반면 6개월 변동형 금리는 아직 5%대 중반에 머물러 있어서다. 오는 15일 새 코픽스가 발표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다시 조정된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하 여력도 생겼다. 최근 주요 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줄어 역성장한 만큼 대출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리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딤돌이나 버팀목 대출처럼 정부 공급 상품 대출 금리도 오르다 보니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것도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주담대는 금리 경쟁 강도가 높은데 대출 잔액이 감소한 상황에 유연하게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이미 주담대 금리를 실질적으로 낮췄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담대 금리감면권을 0.1~0.3%P(포인트) 확대했다. 비거치식 주담대 5년·10년 주기형은 0.1%P, 변동형 등 이외 주담대는 0.3%P 확대했다. 금리감면권이 확대되면 그만큼 최종 대출금리가 낮아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5년 고정형과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P 내렸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 감면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수도권은 0.3%P, 이외 지역은 0.5%P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아파트 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금리를 낮췄다. 인하 폭은 약 0.2~0.3%P 수준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