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서 자동차보험 종사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가장 많은 인력이 고되게 일하지만 인센티브는 가장 적기 때문이다. 회사도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에 인센티브를 더 줄 수도 없어 고민이 깊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종사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종사자들의 연말 인센티브가 전체 평균보다 적었다. 회사 입장에선 이들이 임직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해 곤혹스럽다.
손보사들이 디지털화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지만 자동차보험은 여전히 자동화가 어려운 영역이다. 가입자마다 처한 사고와 상황이 달라 표준화가 쉽지 않은 데다 업무 특성상 누군가 직접 현장에 나가거나 상담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전체 임직원 5300여 명 중 약 37%인 2000여 명이 자동차보험 업무에 몰려 있다. 현장 보상과 자회사 인력까지 합치면 사실상 손보사 생태계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자동차보험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손보사에 최악의 실적을 남겼다. 손보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4개사의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은 평균 87.03%로 나타났다. 전년 연간 손해율 83.33%보다 3.7%포인트(P) 높아졌다. 2020년 업계가 처음 수치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전체 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개선될 여지도 적다. 자동차보험 손실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손보업계는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적정손해율을 보험사에 따라 80~83%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자동차보험료가 1.3~1.4% 인상되지만 정비공임료 인상, 그간 높아진 부품 및 수리비를 고려하면 손해율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대형손보사들은 정부 입찰 등을 통해 100억원이 넘는 대형계약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이 역시 손해율이 높긴 마찬가지다. 실제로 올해 경찰차량 보험 사업자 선정에서 유례없는 유찰 사태가 발생하는 등 대형손보사들도 정부 입찰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경찰차량 보험 사업자로 선정됐던 삼성화재도 손해율이 높아 결국 발을 빼는 분위기다.
최근 경찰청은 손보사의 외면에 이번 사업예산(약 118억원)보다 대폭 늘리기로 하고, 설 연휴 전에 재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이 경찰차량 보험 사업예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내년도 사업예산에도 적극 반영키로하자 최근 2개 손보사가 입찰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관련 종사자가 많아 적자가 지속되면 안되는 사업 영역"이라며 "올해 보험료를 올리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고, 최소한 손보사가 매년 손실을 떠안지는 않도록 조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