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제 확대로 낮아질 사고율 반영… 금융권은 '가시방석'

이창섭 기자
2026.03.30 04:05

정부, 고유가 대응 협조 요청
보험·카드사 이미 수익성 악화
업계 "추가 혜택 어려워" 난색

정부가 고유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주유비 할인확대를 요청해 관련업계가 난색을 보인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도 큰 폭으로 줄어서다. 업계는 고통분담이라는 정부의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더는 혜택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손해보험사와 카드사 등 금융권에 고유가 대응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요청했다.

손보사에는 차량5부제 시행확대와 연계한 자동차보험료 할인·환급방안이 거론됐다. 금융위는 5부제로 차량운행량이 줄면 사고율도 낮아질 수 있으니 보험료를 내리거나 일부 환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위는 또 차량이용자의 주유비 부담완화를 추진한다. 이에 카드업계는 주유할인과 캐시백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주유할인의 경우 기존 리터당 할인혜택에 더해 일정금액 이상 결제시 추가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주유 할인카드는 현재 리터당 40~150원 수준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데 금융당국은 이 할인폭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같은 금융당국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이미 보험·카드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의 자동차부문 보험손익은 70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손실규모가 6983억원 늘었다. 투자손익 8031억원을 고려한 자동차부문 총손익은 95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9% 줄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전년(83.8%) 대비 3.7%포인트(P) 상승했고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합산은 103.7%로 손익분기점(100%)을 넘어섰다.

카드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부터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이 최대 0.1%P 낮아지면서 카드업계의 수수료수익이 전년 대비 4427억원 줄었다. 당초 금융위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연간 약 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규모가 컸다. 지난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2조5910억원) 대비 2308억원(8.9%)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실무선에서 차보험 손해율과 적자가 너무 커서 할인여력이 없다고 금융위에 난색을 표했다"며 "정부의 논리대로 차량5부제로 인해 실제로 사고율이 낮아지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결제부문의 손실이 커서 주유할인을 확대할 여력이 안된다"면서도 "카드론 등 일부 사업에서 수익이 나긴 하지만 카드사마다 이익이 다른 만큼 주유혜택은 각자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해질 것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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