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 1, 2위를 다투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올 1분기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8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신한금융 역시 전년보다 9% 늘어난 1조622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양사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라는 악재 속에서도 비은행·비이자 부문의 성장이 빛을 발했다. KB금융은 증권과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계열사의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며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43%까지 끌어올렸다. 신한금융 또한 증권시장 호황에 힘입어 신한투자증권 실적이 전년 대비 167% 급증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머니무브'에도 양사의 은행은 견고한 실적을 이어갔다. KB국민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이탈 압력에도 핵심예금 확대 등 최적화 전략을 통해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1조157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비이자이익이 감소했지만 이자이익이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세를 보였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NIM은 전 분기 대비 각각 2bp(1bp=0.01%포인트), 3bp 상승한 1.99%, 1.93%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견고한 은행의 이자이익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양사는 역대급 실적에 걸맞은 주주환원 정책도 선보였다. KB금융은 기존 보유 자사주 물량인 2조3000억원 규모를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소각 건으로 금융권 역대 최대 규모다. 상법 개정에 따른 유예기간이 남았음에도 즉시 소각을 단행해 주주가치 극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6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1143원의 분기 배당도 결의했다.
신한금융은 1분기 주당 배당금을 740원으로 결의하고 오는 7월까지 예정된 총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진행한다.
양 그룹은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나상록 KB금융 전무는 "전통적 은행업의 위기인 '머니무브'를 흐름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했다"며 "수익구조 다변화와 내실화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속가능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한금융은 다소 부진했던 카드와 라이프 부문의 효율화를 통해 ROE를 10~12% 구간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장정훈 부사장은 "올해는 증권, 내년부터는 여전업을 중심으로 비은행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50~6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을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나상록 KB금융 전무는 "성장성이 낮은 자산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회수 관점에서 관리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부문으로 RWA를 배분할 것"이라며 "자본시장 역할 확대와 머니무브 현상도 함께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JB금융지주는 1분기 166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11.2%, 총자산이익률(ROA) 0.94%를 기록하며 수익성은 업권 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61%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개선됐다.
JB우리캐피탈이 1분기 순이익 7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3% 증가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가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은행 계열사는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전북은행은 3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감소했고, 광주은행도 611억원으로 8.7% 감소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틈새시장 공략과 신규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통해 연간 순익 가이던스를 달성하고 주주환원율 50%를 추진하겠다"며 "인공지능 전환(AX)을 기반으로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