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보험사 실적이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현실화 영향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특히 신규 담보 포트폴리오를 늘린 보험사들은 많이 팔았는데도 높아진 손해율 탓에 수익성이 악화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7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517억원 확대됐다. 특히 하나손보 상반기 실적은 제도 변경에 따른 영향이 약 505억원에 달했다. NH농협생명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51억원으로 전년 대비 77.3% 감소했다.
특히 두 회사는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대폭 성장했는데도 수익이 감소했다. 하나손보의 경우 상반기 신계약 CSM이 679억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농협생명은 상반기 신계약 CSM이 6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품이 잘 팔리는데도 그만큼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나손보와 농협생명은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올해부터 강화된 계리가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부터 계리가정 현실화와 장기보험 손해율 산출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5년 이내에 쌓인 신규담보에 대해서는 보수적 손해율(90%)과 실적 손해율 중 높은값을 적용하고 있다.
결국 계리가정 강화가 신규 담보 비율이 높거나 공격적으로 영업해온 보험사들의 역성장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손보의 경우 2년 이내 담보가 전체 상품의 절반 이상일 정도로 신규 담보 비율이 높다. 농협생명의 경우 지난해부터 간병과 치매보장을 강화한 담보를 가장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고, 장기보험 비율이 높아 보수적인 손해율 가정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모든 보험사들이 보수적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하나손보의 경우 신규담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특히 실적에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KB금융계열 KB손보와 KB라이프,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 등도 당기순이익은 줄면서 신계약 CSM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계리가정을 적용하면서 영향이 적었다. 우리금융 계열 동양생명도 지난 연말부터 계리가정을 보수적으로 적용하면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1.5% 증가한 91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우리금융 계열사인 ABL생명은 장기보험상품에 대한 계리적 가정영향에 따라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난 167억원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다음달 이어질 주요 보험사들의 실적 발표에서 계리가정 현실화 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저해지 건강보험의 해지율을 공격적으로 적용했던 회사들은 해지율 가정이 보수적으로 조정되면서 CSM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상했던대로 신규담보 비율이 높은 회사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면서 "다만 계리가정 현실화에 따라 실적이 안좋게 보이지만 실적에 반영된 만큼 다음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