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앱 개발사로 지난 2010년 창업된 핸드스튜디오는 지난해 매출 50억 원을 달성해 스타트업계에선 드문 성공 사례로 꼽혔다. 그동안 개발한 230여 개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지난달 기준 6500만 건이 넘는다.
또 결혼·출산 지원금 1000만원에 자유 출퇴근제 등 파격적인 사내 복지를 제공해 '스타트업계의 꿈의 직장'으로 불릴 만큼 유명세도 떨쳤다.
그런 핸드스튜디오가 지난 5월 돌연 '옐로디지털마케팅'(YDM)에 매각됐다. YDM은 벤처 연합 옐로모바일의 디지털 마케팅 전담 자회사다. 매각은 양사 지분교환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교환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YDM 관계자는 "핸드스튜디오 주식 100%를 YDM과 교환했지만 핸드스튜디오의 경영자율권을 100% 보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핸드스튜디오의 매각은 최근 600억 원 규모로 다음카카오에 인수돼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김기사'의 경우처럼 성공적인 M&A(인수·합병)로 꼽히지 않는다.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보였던 핸드스튜디오의 매각 속사정은 뭘까.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YDM 합류를 결정한 이유는?
▷핸드스튜디오는 2010년 대기업 스마트TV에 들어가는 앱을 제작하는 에이전시로 시작했다. 대기업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핸드스튜디오도 끌려가는 구조다 보니 우리의 노력과 상관없이 위기가 찾아왔다. 지금 우리나라 스마트TV 앱 생태계는 전멸했다고 보면 된다. 현재 살아있는 관련 스타트업도 거의 없을 정도다. 모바일 성장세가 워낙 강했고 스마트TV 앱 플랫폼 구축에 실패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아무리 사내 복지가 좋아도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적인 능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1년 전부터 고민의 시간을 가졌고 그 결과 YDM 그룹사 합류를 결정했다.
-YDM 합류로 기대하는 것은?
▷에이전시도 덩치가 커지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연합 업체들의 네트워크와 정보력 등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시는 결국 고객사의 요구를 잘 포착해야 하는데 그 핵심이 정보력이다. YDM은 이모션, 퍼플 등 디지털 마케팅 각 분야 1, 2위 업체들이 모여 있어 정보력이 강하다는 강점이 있다.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투자 절감 효과가 있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YDM과의 인연은 어떻게 닿았는지
▷이상석 YDM 대표와는 고향인 포항 선후배 사이다. 지난 설날 고향에 내려갔다 우연히 이 대표를 만나 에이전시 비즈니스의 어려움을 공유하게 됐다. 그러다 YDM 비전에 공감해 일주만에 합류를 결정했다.
-'컨버전스 앱 개발사'로 피봇했는데(=방향을 틀었는데)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도 돌파구 중 하나였다. 컨버전스 앱은 텔레비전과 모바일, 에어컨과 모바일 등처럼 다른 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IoT(사물인터넷) 시장이 떠오르면서 이종 기기 간의 연결이 중요해졌다. 핸드스튜디오는 이미 4년 전부터 대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컨버전스 앱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 왔다.
-최근 새로운 서비스 스낵(snackk)으로 두번째 창업에 나섰는데
▷스낵은 새로운 도전이다. 핸드스튜디오는 고객의 서비스를 대신 개발해주는 형태여서 곧바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자사 서비스가 아닌 고객의 일을 대행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컸다. 반대로 스낵은 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다. 따라서 언제 보상이 돌아올지 기약이 없다. 긴 호흡을 가지고 오랫동안 달려야 한다. 노심초사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새로운 창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