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A씨는 졸업을 미루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인턴으로 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래대로 6월 졸업을 결심한 A씨는 MS에 메일을 보낸다. 졸업을 하게 됐으니 인턴이 아니라 정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MS의 답변은 오케이였다. 어차피 인턴을 마친 후 입사를 원하면 90% 이상 채용하는 데다 인턴과 정직원의 급여 차이도 거의 없기 때문에 입사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답변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어떨까. 인턴을 채용하고 있지만 근무기간 동안 하는 일은 단순업무 또는 보조역할이다. 일을 한다기보다는 눈치를 보고 분위기를 익히는 수준이다. 당연히 급여는 적다.
인턴제를 잘 활용하는 롯데그룹의 경우 내년 1~2월에 8주 정도 근무할 인턴을 오는 11월3일부터 400명 규모로 모집한다. 롯데그룹은 한 해에 800명 정도 뽑는 인턴 채용과정이 신입 공채와 비슷해 정직원 전환율이 70%에 이른다. 다만 급여는 월 150만원 수준이다.
MS와 국내 대기업의 인턴제도는 확실히 다르다. MS의 경우 인턴도 정직원처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실제 입사를 유도하는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인턴의 입장도 다르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대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어떤 업무가 적성에 맞는지 알기 위해 인턴제를 활용한다면 국내 대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인턴에 지원한다.
미국과 우리나라 인턴제의 차이는 쉽게 바꾸기 어려운 구조적 배경이 있다. 대기업 인사관계자는 우선 채용의 유연성을 꼽는다. 국내에선 아직 직원의 성과와 관계없이 정년을 보장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구직자들도 이러한 안정성 때문에 공무원과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어떨까. 벤처기업이 인턴제와 스톡옵션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구인난 해소는 물론 네이버, 코웨이 등 조 단위 매출을 버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선 인턴이라도 일을 제대로 시키고 급여도 제대로 지급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인재를 붙들기 위해 스톡옵션을 충분히 활용한다. 이를테면 직원에게 스톡옵션 6만주를 제안하면서 5년간 나눠주는데 1년 후 1만2000주를 지급하고 이후에는 매월 급여와 함께 1000주씩 주는 식이다.
우리 벤처기업들도 이같은 유인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벤처·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국정과제로 내건 정부도 벤처기업들이 보다 현실적인 인턴제와 스톡옵션 등의 인사관리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정책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