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통해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의 누수가 계속되자 이들을 전문적으로 감시할 인력과 단속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국회에 따르면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제도 도입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예고된 상태다. 송기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는 이 같은 내용의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했다. 이후 국회가 열리지 않아 법안심사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여당은 임시국회가 열리면 우선 논의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개정안은 사무장병원이나 면허대여약국의 범죄행위에 대해 공단 직원에게 경찰과 같은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복지부, 교도소, 금감원, 산림청을 비롯한 산하기관 등에서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공단에도 일부 권한을 주자는 것이다.
사무장병원은 의사 면허가 없는 병원 소유주가 사무장 등으로 위장한 채 경영하는 병원으로 환자의 안전보다 투자자본 회수와 영리추구를 앞세운다. 그러다 보니 무자격 진료나 조제, 수면제 과다 투여,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불법 증·개축, 과밀병상 운영, 비상통로·소방시설 미비 등 각종 부조리가 발생했다.
공단과 국회 등에 따르면 브로커를 활용해 병상 장사를 하거나 환자 유치를 위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내걸기도 한다. 고령자나 빈곤층인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고 가짜 교통사고 환자인 일명 '나이롱 환자'를 입원시켜 보험사기나 진료비를 부당청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한다. 공단이 모든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권을 갖게 되면 사무장병원 단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집중단속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건보공단은 이미 의료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공권력을 갖고 있다"며 "여기에 의료기관을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 의사를 옥죄는 족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단체는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조사보다는 내부자 고발이 활성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사무장병원 특성상 특사경 인원이 1만명이 있어도 내부자 고발이 없으면 잡아내기 힘들다"며 "내부고발이 있을 경우 처분을 면제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