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건보료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의 초고령·저출산 추세대로라면 10년 내 누적 적립금 21조원이 바닥 날 거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사무장병원은 재정을 좀먹는데도 환수율은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자격 없는 교민들은 허술한 제도 틈에서 건보 혜택을 누린다. 건보재정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과 해소방안을 모색해본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의 초고령·저출산 추세대로라면 10년 내 누적 적립금 21조원이 바닥 날 거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사무장병원은 재정을 좀먹는데도 환수율은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자격 없는 교민들은 허술한 제도 틈에서 건보 혜택을 누린다. 건보재정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과 해소방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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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이하 면대약국)으로부터 환수가 결정된 연간 건강보험금 부정수급액이 처음으로 6000억원을 넘어섰다. 2009년 이후 누적된 환수 결정액이 2조원대로 늘었지만 징수율은 6%대에 불과했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해 사무장병원·면대약국 170곳을 적발하고 이들이 수령한 보험금 6490억원에 대해 환수 결정을 내렸다. 연간 환수 결정액이 6000억원을 넘어선 건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상 개설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의료인이나 법인 이름을 빌려 개설한 의료기관을 말한다.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네트워크병원도 사무장병원으로 분류된다. 면대약국은 약사나 한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사면허를 빌려 차린 약국을 의미한다. 사무장병원은 수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에 돈이 되는 일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항생제·수면제 과다처방과 일회용품 재사용, 신체결박, 과밀병상 운영 등은 흔한 예
빠르게 진행 중인 인구 고령화로 사무장병원은 그야말로 ‘물 만난’ 모양새다. 노인 인구 증가와 더불어 의료비 지출 급증으로 사무장병원이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 제33조와 약사법 제20조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법인 등을 제외한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해선 안된다. 사무장병원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과도한 의료행위 등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령화 시대, ‘물 만난’ 사무장병원=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적발해 부당이득 환수를 결정한 사무장병원은 1273곳이다. 의료기관 종별 적발 비율로 보면 요양병원이 8.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체 요양병원이 100곳이라면 이중 8.5곳이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됐다는 뜻이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요양병원 수요가 증가한 것과 맞물린다. 사무장병원 운영원칙은 철저히 ‘돈’이다. 사무장병원
사무장병원은 겉보기에 그럴듯한 의료기관이다. 그래서 건강보험 급여 청구과정에서 과잉진료 허점을 드러내기 전까지 좀처럼 골라내기 어렵다. 적발 사례들은 보면 사무장병원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이들의 치밀함이 잘 드러난다. 지난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검거한 일당은 무려 10여년간 사무장 요양병원 6곳을 운영하며 430억원 상당 요양급여를 받아냈다. 일당은 가족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병원 운영자 A씨와 그의 부인, 남동생, 여기에 아들까지 동원됐다. A씨는 2008년 초부터 수도권에서 사무장 요양병원을 운영했다. 서울 강북에 노인전문병원 2곳을 차릴 때는 의사 3명의 명의를 빌렸다. A씨는 자신이 건물주이면서 명의를 빌려준 의사들과 허위로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병원 수익금을 임대료 명목으로 빼돌렸다. 명의를 빌려준 의사들에게는 월급으로 700만원씩 챙겨줬다. A씨는 경기도 용인과 인천에도 병원을 세우고 자신의 부인과 남동생을 이사장으로 앉혔다. 병원 살림을 도맡는 경영지원과장은 20대
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통해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의 누수가 계속되자 이들을 전문적으로 감시할 인력과 단속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국회에 따르면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제도 도입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예고된 상태다. 송기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는 이 같은 내용의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했다. 이후 국회가 열리지 않아 법안심사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여당은 임시국회가 열리면 우선 논의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개정안은 사무장병원이나 면허대여약국의 범죄행위에 대해 공단 직원에게 경찰과 같은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복지부, 교도소, 금감원, 산림청을 비롯한 산하기관 등에서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공단에도 일부 권한을 주자는 것이다. 사무장병원은 의사 면허가 없는 병원 소유주가 사무장 등으로 위장한 채 경영하는 병원으로 환자의 안전보다 투
최근 미국의 한 교포가 한국 건강보험의 ‘먹튀’ 방법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한국 체류기간이 6개월 이상일 때 적용되는 국내 건강보험 규정을 회피하고, 즉시 보험료를 지원받은 뒤 해외로 다시 출국할 수 있는 방법이다. 건강보험 먹튀는 ‘해외이주 신고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가능했다. 보통 현지에서 영주권·시민권을 취득하면 외교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하지 않고 건강보험 자격을 일시 정지시켰다가 다시 푸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자격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동포가 ‘90일 이상’ 대한민국 안에 체류하는 경우 건강보험 관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일시가입(입국)해 단기간 적은 보험료 부담으로 고액진료를 받고 탈퇴(출국)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내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