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50일이 지나면서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코로나19가 계절성 유행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실제로 장기화될 경우 호흡기 질환 환자와 비호흡기 질환 환자를 구분해 진료를 하는 등 방역체계와 진료체계를 바꿔야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 환자 수는 7513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보다 131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확진 환자 수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 환자도 늘고 있다. 이날 기준 확진 환자 수가 1000명이 넘는 국가는 6개국으로 △중국 8만754명 △이탈리아 9172명 △이란 7161명 △프랑스 1191명 △독일 1139명 △스페인 1024명이다.
이처럼 확진 환자가 늘어나자 해외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또는 계절성 유행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보건당국 코로나19 대응 자문을 맡은 위엔궉융 홍콩대학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은 올해 안에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본토와 홍콩의 상황은 여름이 오면 좋아질 수 있지만, 남반구가 겨울이 되면서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역수입되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아직 계절성 유행병이 될지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인 만큼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질병과 같이 기온이 올라가면 수그러들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다시 유행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고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데다가 전파력은 높고 치명률은 낮아 전파고리가 쉽게 끊어지지 않아서다. 또 바이러스가 인체 감염을 더 잘 일으킬 수 있도록 변이될 수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 사스의 경우 변이가 일어나기 전 사람간의 유행을 종식시키고, 중간 숙주인 사향고양이 섭취를 금지시켜 2004년 공식 박멸했다"며 "반면 코로나19는 사스보다 전염력이 빨라 이러한 작전이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의 경우 아직 의미있는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계절성 유행병이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진료체계와 감염관리 체계에도 변화가 불피하다고 분석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로 남는다면 현재 임시로 운영하는 안심병원 체제를 상시화해야 한다"며 "1차 의료기관에서도 감염성 질환을 볼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등 의료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안심병원은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호흡기 질환 환자와 비호흡기 질환 환자의 진료 구역을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1일 신규 환자 수가 5명 미만으로 줄어들 경우 일상으로 복귀하되,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있는 요양시설과 종교시설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요양시설을 위한 감염관리 가이드라인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시설의 경우 감염 위험성은 높지만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평상시에 점검을 받지 않는다"며 "종교시설도 평소에 점검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