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도장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들(Volatile organic compounds·VOCs)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페인트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선 유성 페인트를 암암리에 수성페인트로 둔갑해 활용하는 사례가 사라지는 등 환경 규제 강화와 맞물려 친환경 수성 페인트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와 관련해 '도료(페인트) 중 VOCs 함유량 산정방법, 용기 표시 사항 등에 관한 고시'가 시행된다.
VOCs는 대기중으로 휘발돼 악취를 유발하고 광화학반응에 의해 오존을 발생시키는 등 2차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 되는 탄화수소화합물을 의미한다.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등을 통칭한다.
이번 고시는 그간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업계에서 희석제 정보 누락이나 추천 희석제 미제공으로 정확한 VOCs 산정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성도료 0%, 유성 도료 150%'로 '최대 희석비'를 적용해 VOCs 함유량을 산정할 수 있도록 고시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2005년부터 페인트의 VOCs 함유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왔고, 자동차 보수용 역시 기준을 점진적으로 높여 적용해왔다. 특히 연간 약 1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시장을 상대로 '최대 희석비' 적용 부분을 개정할 방침이다. 희석제 및 희석비 표기를 누락하거나 잘못 기재하는 등 권장 희석제가 없어 현장에서 VOCs 측정이 불가능했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특히 유성 페인트의 경우 최대 희석비를 150%로 일괄 적용해 VOCs 함유 기준을 초과하면 처벌하고, 단속 시 측정 방법을 깐깐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일부 현장에선 제품 라벨에 수용성 희석제를 사용토록 해 마치 수성 제품인 것처럼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유성 도료 제품을 판매한 사례가 나왔다. 이번 개정은 이런 불법·편법적 관행을 바로잡고 VOCs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조치인 셈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 도입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작업의 핵심은 기존 차량 색상과 동일하게 맞추는 '조색'인데 작업자의 숙련도 차이와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인해 색상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CC는 AI 기반 컬러 측색 솔루션 '칼라나비 플러스'와 수성 페인트를 자동으로 조색하는 'CR6'를 통합한 원스톱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성과 작업 효율성을 동시에 추진한다. 최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기아 오토큐 밀코 동수원서비스'에선 이 시스템 도입 후 작업 품질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사람이 수작업으로 조색할 때 흔히 발생하는 조색제 투입 오류나 배합량 변동 등 휴먼 오류가 사라지기도 했다. 환경부가 제시하는 친환경 기준도 충족했다.
KCC 관계자는 "수믹스 페인트와 자동 조색 머신 등이 결합된 통합 시스템은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자동차 보수 업계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화를 이끄는 핵심 솔루션"이라며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품질을 표준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