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패러다임 바꾼다…'감' 아닌 '데이터'로 혁신한 이 기업

최태범 기자
2026.05.04 12:00

[인터뷰]양승만 드래프타입 CSO(최고전략책임자)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양승만 드래프타입 CSO(최고전략책임자) /사진=최태범 기자

버스 정거장이나 지하철 등 다수의 사람들이 활동하는 공간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옥외광고'(OOH, Out-of-Home)는 실제로 얼마나 광고가 노출됐는지 그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또 옥외광고 매체별 가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광고 단가의 합리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광고주 입장에선 투자 대비 성과를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예산 집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깜깜이' 구조를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로 정면 돌파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AI 기반 옥외광고 종합 솔루션 '애드타입'을 운영하는 드래프타입이다.

2023년 7월 설립된 드래프타입은 초기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광고 모델 제작과 콘텐츠 생산 과정의 비용·시간 비효율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지금은 단순히 광고를 '만드는 것'을 넘어 '어디에-왜-얼마나 노출해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드래프타입 공동창업자인 양승만 CSO(최고전략책임자)는 "광고를 집행하면서도 '이게 맞나'라는 의문이 들지 않는 시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어디에 광고를 걸어야 효과적인지, 실제로 인지도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명확한 근거 없이 집행되는 구조를 데이터로 뒤집었다"고 했다.

유동인구 '흔적 데이터' 시계열 단위로 분석

드래프타입이 운영하는 애드타입은 옥외광고의 기획부터 제작, 매체 선정, 집행, 성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통합한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시장조사, 크리에이티브, 매체, 효과 측정이 각각 분절돼 있었다면 애드타입은 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한다.

애드타입의 기술적 강점은 공간 정보 기술(GIS)과 AI 데이터 엔진의 결합에 있다. 단순히 전광판 앞 유동인구 수를 세는 수준을 넘어 특정 지역에 머무는 사람들의 주거지, 직장, 소비 패턴 등 이른바 '흔적 데이터'를 시계열 단위로 분석한다.

핵심은 공간 데이터다. 애드타입은 1만개 이상의 옥외광고 매체를 전수 조사해 위치, 가시권, 주변 환경 데이터를 축적했다. 여기에 공공데이터 기반 유동인구, 체류 시간, 이동 경로 데이터를 결합했다.

단순히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언제, 어떤 경로로 이동하며, 어떤 소비 성향을 갖는지'까지 반영해 광고 노출 지점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평일 오전 8~9시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하는 20대 여성 직원'이 몇 명인지, 그들이 어떤 매체를 마주치는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승만 CSO는 "광고 매체가 실제로 보일 수 있는 물리적 각도와 거리를 계산해 유동인구의 동선과 결합한다"며 "이를 통해 광고주는 자신의 타겟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노출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맵 기반 엔진을 통해 특정 타겟의 출퇴근 동선, 체류 패턴, 지역별 밀집도를 시뮬레이션한다"며 "광고주는 '어디에 많이 노출할지'가 아니라 '어디를 집중 공략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 거품 걷어낸 직거래 구조 확립
신세계 면세점 'Savor the Summer' 옥외광고 캠페인 /사진=드래프타입 제공

현재 애드타입은 전국 8000여개 옥외광고 매체 원청사와 직거래 구조를 확립했다. 이는 복잡한 대행 단계를 거치며 발생하는 이른바 '가격 거품'을 걷어냈다는 의미다.

양 CSO는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정보를 투명하게 연결하듯 우리는 매체사와 광고주 사이에서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된 연결을 돕는다"며 "광고주에게 매체 정가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러한 정직한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주들의 높은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 측정 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애드타입은 캠페인 전후 동일 조건의 표본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진행해 인지도, 보조 인지도, 구매 고려도 등 '인지·인식 지표'를 정량화한다. 단순 클릭이나 전환이 아닌 실제 소비자의 인지 변화까지 추적하는 구조다.

실제 사례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메디힐 토너 패드' 캠페인의 경우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최초 상기도(TOM)를 2배 이상 끌어올렸다. 특히 40~50대 타겟에서 인지 격차를 크게 벌리며 공간 기반 광고 전략의 효율성을 보여줬다.

애드타입의 광고주 재집행률은 90%에 달한다. 단발성 집행이 아니라 분기 단위·연간 단위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광고 전략을 고도화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 옥외광고 시장으로 확장…매출 500억 달성 목표

양 CSO는 한국의 높은 대중교통 보급률과 정직한 출퇴근 동선이 데이터 기반 옥외광고 비즈니스를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인구 밀도와 이동 패턴이 일정해 데이터 기반 광고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며 "여기서 만든 모델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검증한 모델을 기반으로 일본, 동남아시아, 북미 시장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프타입은 서울에서 구현한 타겟팅 시스템을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작동시키기 위해 현지 통신사 기지국 데이터 및 공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5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상장(IPO)하는 것이 목표다.

양 CSO는 "한국 브랜드가 해외로 나갈 때 현지 매체와 데이터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겠다"며 "지금까지 광고는 비용으로 인식됐지만 본질은 '인지 자산'을 만드는 투자다. 그 자산을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의 성장 속도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1 to 100' 성장을 돕는 인프라가 되겠다"며 "광고 매체 판매사를 넘어 광고 기획부터 시공, 운영, 성과 분석까지 아우르는 14단계의 풀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유일무이한 테크 기업으로 인정받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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