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 電車 위협, 더 큰 문제는 '위기의식 만성화'

장시복 기자
2015.08.02 15:10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2~3년 밖에 안 남았습니다." (7월 8일, 디스플레이 총괄워크숍)

"저가의 로컬 차 브랜드 성장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7월 23일, 현대차 2분기 실적발표회)

산업1부 소속인 기자는 얼마 전 부서 내 팀 이동이 있었다. 전자팀에서 자동차팀으로다. 두 출입처는 한국 산업계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시스템과 문화는 달랐지만 고민거리는 같았다. 바로 중국이다. 관련 토론회를 가도, 실적발표회를 가도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화두였다.

전자회사나 자동차 회사나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막강한 지원에 힘입어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저가 전략을 펼쳐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업체들이 이젠 싼 가격 뿐 만 아니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까지 더하고 있어 우려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자,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인지하는 뻔한 얘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더 큰 위기의 지점은 여기에 있다. 몇 년째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중국발 공세에 무뎌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위기의식의 만성화다. 해법 제시도 늘 그 자리에서 맴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는 틀에 박힌 답변 일색이다.

'프리미엄·차별화·혁신…', 구호는 화려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증명한 성공 사례는 별반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우리 산업계의 현실은 어떤가. 오너 2~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집안싸움이 벌어지거나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을 막느라 기업 체력이 소진되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외우내환이다.

이제 정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로 실행에 나서야 한다. 산업계는 기업가 정신을 갖고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중국과 원가 경쟁으로 맞서긴 사실상 어렵다. 혁신적인 제품 개발, 고부가가치 업종으로의 환골탈태를 고민해 볼 때다. 정부도 기업들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10년 전부터 중국 경고등이 켜졌지만 간과한 사이 어느새 큰 위협으로 현실화됐다. 또 다시 말로만 '위기 타개'를 하다가는 몇 년 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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