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절대 폭스바겐은 사지 않겠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 4일 전 차종 무이자 할부 또는 최대 현금 1772만원 할인 등의 내용을 담은 '11월 판촉' 내용을 공개하자, 2013년형 파사트를 보유 중인 A씨가 내놓은 반응이다.
지난 9월 터진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자 내놓은 고육지책이지만, 기존 고객들에게는 이 내용이 배출가스 조작 만큼이나 충격적인 또 다른 '기만'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은 폭스바겐 파문이 현실화된 시간이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수입차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폭스바겐은 판매량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9월(2901대)과 견줘 3분의 1에 불과한 947대를 팔았다.
딜러사들의 울상이 짙어지고 있고, 특히 파문이 더 커질 양상에 고객들의 불신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추가로 3.0리터 디젤 엔진에 대한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폭스바겐 본사가 휘발유 차량에 대한 문제점을 시인했다.
이같은 맥락에 내놓은 판촉 조건이 얼핏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폭스바겐 차량의 가격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고, 수입사와 딜러사에게만 유리한 결과를 낳는 행위다.
파격적인 판촉 조건이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딜러사들의 재고를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싸게 팔린' 차들은 추후 중고차 시장에 나올 때 다른 수입 브랜드 차량보다 헐값이 매겨질 수밖에 없다. 새 고객들은 저렴하게 산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기존 고객들은 무너질 차값에 멍하니 손해를 봐야 한다. 당장 한 두 달 전 차를 산 사람은 단기간에 수백만원 내지 천만원대 손해보게 됐다.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 정책은 이전에도 문제가 돼 왔다. 폭스바겐은 조작이 처음 적발된 미국에선 전 디젤 차종에 대한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과 달리 한국 시장에선 이해관계가 있는 딜러사들로부터 문제가 된 EA189 엔진 차량 500여대를 회수한 것 외에 일반 고객에게는 할인과 무이자 할부를 내세워 '재고 털기'에 나섰다. 디젤차량 판매 중단은 계획에 없는 상태다.
전세계적으로 연일 확대되는 파문에 해외 지사일 뿐인 폭스바겐코리아가 대책에 정답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 차량을 사랑해온 많은 국내 기존 고객들의 배신감은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파문으로 자동차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 이제 가격에 대한 신뢰도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