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하이브리드카(HEV)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디젤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지난 달 현대차는 국내 최초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아이오닉'을 출시했다.
기아차도 다음달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단 '니로'라는 이름의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선보인다. 디젤 스캔들을 예견한 건 아니겠으나 가히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전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분야의 절대강자는 일본 완성차, 그 중에서도 토요타다. 국내로 시야를 좁혀 봐도 마찬가지다. 토요타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는 독일 디젤차가 장악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년 동안 묵묵히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강조하는 '외길' 전략을 고수했다.
렉서스 최초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NX300h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전략에 따라 2014년 말 국내로 들여온 차다. NX300h는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란 자기 규정 그대로 멋지고 개성있는 도시남자처럼 미끈하다.
경쟁차인 독일 디젤 SUV 티구안 등과 견줄 때 차 높이(전고)는 낮고 길이(전장)는 더 길다. 그래서 스포티하고 젊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정면에서 보면 차세대 렉서스를 상징하는 커다란 스핀들 그릴이 시선을 잡아끈다. 화살촉 모양의 주간주행등은 언제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듯 역동적이다. 이 차가 '연비'를 위해 태어난 차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전기모터가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차는 통상 실내 공간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NX300h는 콤팩트 SUV지만 실내가 꽤 넓다. 앞좌석 시트를 오목한 구조로 만들어 2열 무릎공간도 좁지 않다.
전고가 낮다고 하지만 탑승해 보면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눕히지 않고도 9.5인치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수납할 수 있다고 한다. 도심형 SUV를 표방했으나 아웃도어 라이프까지 감안한 섬세한 배려가 눈에 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등 실내도 렉서스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두드러진다. 익숙해 지면 편하겠지만 기어레버 옆 마우스 타입의 터치패드식 컨트롤러는 조작이 쉽지 않았다.
NX300h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구조다. 여기에 전자식무단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최고출력 199마력에 최대토크 21.0kgm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부드러운 주행과 정숙성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고속 구간에 풍절음 등 소음이 없지는 않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NX300h에는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인 'E-four'가 장착돼 있다. 평지, 눈길, 빙판길, 코너링 등 차량 주행환경에 맞춰 앞 뒤 바퀴의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차의 흔들림을 감지해 차체의 요동을 억제하기도 한다. 렉서스 하이브리드만의 정교한 제어 시스템이다.
가속을 할 때도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간다. 다만 그 이상에선 하이브리드의 특성상 힘이 다소 달린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연비(복합연비 12.6km/ℓ)도 아쉬운 부분이다. 시승구간 실연비는 더 높게 나왔지만 다른 하이브리드에 비해선 낮은 편이다. 가격은 5500만~62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