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하락 등의 여파로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이 직전보다 10% 가까이 줄었다.
전반적 IT(정보기술) 시장의 수요둔화 속에 공급 과잉도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당분간 메모리반도체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10나노대 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된 D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추격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은 47억6200만 달러(약 5조8406억원)로 3분기(52억7700만 달러)보다 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의 매출도 9.3% 줄어든 28억6500만 달러에 그쳤다. 3위 마이크론 역시 19억4500만 달러를 기록해 10.5% 빠졌다.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의 압도적 우위(46.4%)와 2위 SK하이닉스(27.9%), 3위 마이크론(18.9%)의 비중이 비슷하게 유지됐다. 전체 D램 시장이 약 113억 달러에서 103억 달러로 9% 감소한 탓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지속적인 공급 과잉이 D램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작년 연말 노트북과 애플 아이폰의 출하량이 그나마 받쳐줬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공급확대가 이어져 가격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통상 미세공정 기술 발전 등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매년 D램 가격이 30~40% 이상 떨어지는 현상은 당연하다. 다만 작년부터는 하락속도가 빨랐다. DDR3 4기가비트(Gb) 제품의 경우 작년 9월 초만 해도 2.3달러에 육박했지만 올 들어 1.8달러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10나노대 D램을 곧 양산해 가격하락을 만회한다는 목표다. 연내 18나노 D램을 양산할 것이란 관측은 나왔지만 그 시기를 대폭 당겨 빠르면 3월 중 양산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20나노 D램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다. 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로 반도체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쓰이는 데, 숫자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고 처리속도가 빠르지만 만드는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주력제품이 25~30나노 수준인 경쟁사들은 20나노대 초반 제품 양산을 시작한 정도다.
삼성이 10나노대에 들어가면 그만큼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을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전체적인 시장이 어려워도 삼성의 수익성은 괜찮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8나노 기술을 적용하면 20나노에 비해 최소 20% 이상 생산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그만큼 삼성전자와 후발업체 간에 수익성 격차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