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SSD 가격, HDD 종말 다가오나

임동욱 기자
2016.03.07 14:29

올들어 SSD가격 최대 12% 떨어져.."올해 128GB SSD·500GB HDD 가격차 3달러 미만"

올들어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저장장치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기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SSD에 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DD '가격우위'의 종말

7일 반도체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주요 PC업체에 탑재된 주문자상표부착(OEM) SSD 제품의 평균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최대 12%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MLC(멀티레벨셀) 기반의 SSD는 올들어 가격이 10~12% 하락했고, TLC(트리플레벨셀) 기반 제품 가격은 7~12% 떨어졌다.

통상 1분기가 상대적으로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단기간 내 이같은 가격 급락은 예사롭지 않다. 업계는 PC, 노트북 등 전방 산업의 시장 수요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하가 맞물리면서 SSD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SSD 가격 하락은 곧 SSD 시장의 확대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보완·대체재' 역할을 해 왔던 HDD 시장이 SSD에 의해 빠르게 잠식될 수 있다.

이같은 전망은 이미 '가시권' 내로 들어왔다. D램익스체인지 분석에 따르면 128기가바이트(GB) SSD와 500기가바이트(GB) HDD의 가격 차이는 올해 중 3달러 이하로 좁혀질 전망이다. 256GB SSD와 1테라바이트(TB) HDD의 가격 차이는 올해 연말 전까지 7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 대상인 SSD와 HDD 간 4배의 용량 차이가 있지만, 시장 내 포지션을 감안할 때 SSD가 HDD를 넘보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시장에서 128GB SSD와 500GB HDD는 일반적으로 운영체계(OS)를 설치하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격 차이가 이처럼 좁혀진다면 SSD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노트북 시장에서 SSD 장착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독주' 강화될 듯

사실상 SS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D V낸드플래시를 탑재한 TLC 기반의 SSD 제품을 통해 시장 내 가격 리더십을 강화해 왔다.

현재 3D V낸드플래시로 SSD를 양산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8월 첫 V낸드 SSD를 출시했고, 2014년 하반기부터는 모든 소비자용 SSD 라인업을 V낸드로 전환했다. 3D V낸드는 정보를 저장하는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려 용량과 속도를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수명도 기존 평면 낸드보다 2배~10배 이상 길다.

삼성전자는 2005년 세계 최초로 16GB UMPC(울트라모바일PC)용 SSD를 개발한데 이어, 2006년 32GB 제품을 내놓으며 기업용 PC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2011년 소비자용 SSD를 런칭해 2013년 글로벌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업계 최초로 고성능 3비트 MLC 낸드를 기반으로 고용량 SSD 라인업을 출시하며 데이터센터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포터블 SSD 'T1' 및 3.84TB 용량의 기업용 SSD를 양산했다. 다음달부터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용량인 15.36TB 기업용 SSD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시장을 주도하는 '리더십'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글로벌 SSD 시장점유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 기준 2015년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39%에 달했다.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2%에서 2014년 35%로 높아졌다.

2위 인텔(2014년 17%→ 2015년 14%)과 3위 샌디스크(17%→9%) 등 시장 내 주요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것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월한 원가경쟁력과 기술력으로 SSD시장에서 당분간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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