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대규모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향후 디스플레이 업계 역학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 실적의 대표적인 국내 수혜업체가 LG디스플레이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LG디스플레이로 총 32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를 반영해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일 대비 6.70% 내린 2만5050원에 마감했다. 18일에도 외국인은 LG디스플레이를 총 57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주가는 보합(2만5050원)으로 마무리됐다.
외국인의 LG디스플레이 대량 매도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의 OLED 공급계약 때문인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풀이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수년간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계약을 최근에 체결했으며 애플은 이르면 2017년부터 아이폰에 LCD가 아닌 OLED 패널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LG디스플레이를 대거 매도한 것은 향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나타날 역학구도 변화 예측을 반영한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업계 헤게모니가 당분간 삼성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금까지 애플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 아이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은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 3개 업체가 공급했다. 2014년 아이폰 패널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28.1%, 재팬디스플레이가 36.8%, 샤프가 35.1%였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30%를 넘어섰을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보고서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올린 총 28조3800억원의 매출액 가운데 35%(9조9330억원)를 애플이 차지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LG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애플의 대표적인 국내 수혜주라고 꼽혔던 이유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를 독점공급할 지를 두고 시장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2018년까지 과반 이상의 OLED 물량을 공급할 것이란 예상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차세대 프리미엄 아이폰으로 거론되는 5.8인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기존 출시된 스마트폰 화면도 OLED 로 순차적으로 교체할 것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 가 97.90%로 압도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1.20%에 불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수년전부터 갤럭시 시리즈 및 일부 중국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나 재팬디스플레이가 애플 거래의 주도권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완전히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2018년부터 애플로부터 OLED 물량을 받을 수 있도록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아 차세대 아이폰을 생산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또 다른 경쟁구도가 생길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애플 스마트폰에 삼성 갤럭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OLED 화면이 쓰일 경우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서는 차별화를 위해 더욱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부품과 세트 상품을 모두 팔아야 하는 삼성 그룹의 오랜 딜레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