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순실' 엮인 기업들…직원들의 한숨

박상빈 기자
2016.11.18 06:24

"어떻게 끝날까요?", "언제 마무리될까요?" '최순실게이트'를 빼고는 이야기가 불가능한 요즘 주요 기업과 산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취재원들과 나누는 대화도 이 주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갖가지 '엽기적'인 의혹이 매일 이어지지만 아직도 끝이 어딘지 보이지가 않는다. '게이트'에 등장하는 대기업 종사자들은 이런 일들이 본인들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총수와 실무진이 검찰에 불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회사가 잘못될까 걱정하고, 동료들이나 심지어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도 그 숱한 의혹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회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저희 회사는 낸 금액이 작아서 다행일 뿐이죠"라고 안도하거나 그저 바라볼 뿐이다.

총수나 극소수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에서 일선 현장의 견해가 반영되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조직원으로서 갖는 궁금점이나 불만도 '위'로 닿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직의 미래에 도움이 될 쓴소리도 마찬가지다.

한 대기업 직원은 "윗분들이 다 알아서 결정한 게 문제가 된 것 아닙니까.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회사원은 "임직원들이 함께 돈을 냈던 각종 의심스러운 모금이 실상 직원들에게는 어떠한 설명도 없이 진행된 강제 모금이었다"며 조직문화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막장 드라마'는 최순실게이트로 끝나길 바라지만, 기업들이 스스로 변하고 다음을 대비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정부, 또 다른 시대에도 반복될 수 있다.

회사가 이번 게이트에 어떻게 연결이 됐는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언지 구성원에게 진솔히 설명하고, 조직의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게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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