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 '車해전술', 앞으로가 우려되는 이유

장시복 기자
2017.01.19 13:55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나 신년 간담회 등 중요한 행사를 주로 서울 도심 일대에서 연다. 아무래도 취재하는 언론사들이 밀집돼 있고 교통이 편해서다.

지난 18일에도 광화문 근처 두 곳의 호텔에서 국산차(르노삼성)와 일본차(혼다)의 행사가 열렸다. 같은 날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 남구에서도 낯선 중국 승용차 브랜드의 신차 발표회가 동시에 예정됐다. 1999만원 중형 SUV로 화제를 모은 북기은상 '켄보 600'이다.

회사 규모 등 뉴스 가치로 보나 먼 이동 소요시간·거리를 볼 때 일반적인 경우라면 썰렁한 자리였을 법하다. 그러나 이 행사에는 60~70개의 매체가 달려가 북새통을 이뤘다.

단순히 이 개별 '신차'의 제원이나 성능에 이목이 쏠린 게 아니다. 중국 승용차의 첫 국내 진출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전자·IT·조선업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을 방심하다가 큰 역풍을 맞았던 '트라우마'가 있어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지 모른다.

아직 국내 자동차 업계는 중국 승용차 상륙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며 여유로운 표정이다.

기본적으로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인 데다 안전과도 직결돼있는 상품이라 아무리 중국 승용차가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내세운다 한들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쉽게 고객이 넘어가진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그러나 스웨덴 볼보 사례처럼 막강한 '차이나머니'가 글로벌 유수 브랜드(지분)들을 사들여 자국에 공장을 세운 뒤 우회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 사례가 확산될 수 있다. 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치·외교 상황도 업계에 어떤 식으로 영향 미칠지 모르는 큰 변수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서방에 한세기 가량 뒤처진 내연기관차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 판단하고 전기차에 올인하는 태세다.

이런 흐름에서 탄생한 BYD가 세계 전기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기차 인프라가 깔리고 스마트폰처럼 '전기차 혁명'이 일어나는 전환기에 중국의 본격적인 '차해전술(車海戰術)'이 이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시국 속에서도 우리 업체가 '프리미엄'·'초격차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하는 절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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