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총수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을 진행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일단 지난해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치러진 고사장부터 확보하고, 구체적인 채용방식과 규모,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다음 주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을 시작으로 LG그룹 등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공채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삼성의 이번 결단까지 더해질 경우 채용시장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그럼에도 상반기 신규채용 자체는 건너뛰지 않기로 기조를 정했다. 이에 따라 작년 GSAT 고사본부로 운영된 서울 강남구에 있는 단국대 사대부고를 중심으로 올해도 이른바 '삼성고시'가 일제히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현재 단대부고에 상·하반기 GSAT 날짜를 통보하고 장소는 이미 구해놓은 상태다.
단대부고 관계자는 "삼성으로부터 올 상반기 채용을 위해 고사장 임대 요청을 받았으며, 상반기는 4월16일로 날짜를 정해 그 시기에 교실을 시험장으로 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는 10월21일로 잡아 놓은 상태이지만 이는 아직 유동적이다. 지난해 GSAT(대졸 신입사원 공채 기준·3급)는 상반기의 경우 4월17일, 하반기 10월16일에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시기다.
일각에서는 채용을 주관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될 경우 계열사별로 필요한 만큼만 뽑을 가능성이 크다는 대안도 제기됐다. 하지만 미전실이 한동안 존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만약 예년과 같이 그룹공채 방식으로 신규채용을 실시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그룹 공식 채용사이트인 '삼성커리어스'(careers.samsung.co.kr)에 관련 공고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작년 상반기에는 3월14일부터 21일까지 3급 원서를 접수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우선 상반기 신규채용은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정확한 시점과 규모가 얼마나 될지 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뽑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이 지난 17일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의 중대 경영 현안이 사실상 '올스톱' 됨에 따라 올 상반기 신규채용 역시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고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우수인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상반기 신규채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상·하반기 3급을 비롯해 전문대졸(4급), 고졸(5급) 등 신규·경력을 통틀어 1만 4000여명(추정치)을 뽑아온 삼성이 올 상반기 채용시장에서도 '큰손' 역할을 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그래도 재계는 삼성이 신규채용에 나선 만큼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 1위 삼성이 취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면서 "삼성의 채용은 다른 기업 신규채용에도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 중인 대기업 취업자 수 회복 등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