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대표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에 총수일가가 전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오너 가족이 아무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만큼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이 행사를 주관한다. 시상식도 예년과 달리 음악회와 같은 부대행사를 생략하는 등 최소화해 진행할 예정이다.
손 이사장은 30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이번 시상식에 삼성 총수일가는 모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시상식은 6월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호암상 시상식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매년 직접 가족들과 함께 참석할 정도로 무게감 있는 행사로 꼽힌다.
지난해는 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이 시상식에 참석했으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호텔신라사장, 이서현삼성물산패션부문장(사장)이 호암상 시상식 기념 음악회에 참석했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과거 시상식은 기본적으로 삼성 오너 가족은 참석하는 행사로 보면 된다"며 "가족 일부가 참석하지 않은 적은 한두 번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 중인 상태에서 매주 세 차례 이상 재판을 받는 데다 홍 전 관장도 3월 삼성미술관·호암미술관 관장 자리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전격 사퇴한 만큼 이들의 시상식 불참은 삼성 안팎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호암상'이 삼성은 물론 사회나 학계에서 갖는 상징성과 27년 동안 총수일가가 시상식이나 시상식 이후 기념행사에 대부분 모습을 드러낸 것을 고려하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참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기도 했다.
삼성 오너 가족과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음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부터 호텔 만찬을 대신해 개최한 음악회도 열지 않는다. 호암상 수상자들이 강연하는 '호암포럼'(5월29일, 31일)만 마련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상황이 지난해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호암상이더라도 삼성 오너 가족이 불가피하게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시상식 행사가 축소된 것이 삼성의 현재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호암상은 삼성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의 호(號)를 따서 만든 상으로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1990년 제정했다. 지난해까지 총 133명의 수상자에게 214억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등 학계에서도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