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대우차를 거의 공짜에 인수한 거나 마찬가지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4년 발간된 ‘김우중과의 대화’를 통해 밝힌 내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GM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한국 정부에 추가자금을 요청하면서 이른바 ‘먹튀’ 논란이 일어서다.
일부에서는 GM이 한국GM에 투자한 돈은 적으면서 본사로 1년에 수천억씩 빼내가 배만 불렸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것이 높은 차입금 이자비용과 연구개발비용, 본사관리비용이다. 실제 인수 당시 GM은 4000억원(이후 4900억원 유상증자)을 투자한 것이 전부다.
김 전 회장이 “인수가격이 12억달러다 20억달러다 얘기하지만 산은한테 20억달러 자금지원 받고, 각종 좋은 조건이란 조건은 다 붙였으니까 거저 갖고 갔다”고 푸념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GM은 대우차가 개발한 소형차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이 들어가고 나가고 만을 갖고 GM을 평가하기엔 부족하다. 2002년부터 한국GM이 한국에서 고용과 수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기여한 부분도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지난 15년간 한국GM의 매출은 160조원에 달하고 이중 수출이 차지하는 부분이 133조원에 달한다. 해마다 9조원 가량을 수출로 한국경제에 기여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수출한 차종이 1위가 한국GM의 ‘트랙스’이다.
고용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연평균 1만5300여명을 고용하면서 평균 1조1000억원을 인건비로 지급했다. 인천(부평)과 군산, 창원, 보령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15년간 지급한 총 급여가 16조3000억원에 달한다. 협력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매출채권만 1조9000억원이다.
김 전 회장이 헐값에 넘겼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인수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대우차 자체가 인수 가치가 없었다고 말한다. 중요했던 것은 인수가격이 아니라 고용유지였다고 입을 모은다. 매각을 주도한 산은은 부실기업을 조기 매각함으로써 금융기관 협력업체의 동반부실을 방지했다고 평가한다.
GM의 한국GM 경영실패와 무리한 자금지원 요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일자리라는 칼자루를 쥐고 펼치는 독단적인 행보도 문제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비판은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GM 그리고 한국GM의 명확한 공과(功過)를 따져야 올바른 협상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