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무파업' 덕분…20년만에 근로손실일수 가장 적었다

세종=권혜민 기자, 이건희 기자
2020.01.09 15:36

(종합)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진 '무파업'…전체 노사분규 건수는 늘어

2010년 이후 근로손실일수 변화 추이. 2016년이 가장 많았고, 지난해가 가장 적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지난해 노사분규에 따른 파업으로 발생한 근로손실일수가 2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노동조합원 수가 5만명이 넘는 현대자동차가 8년 만에 파업 없이 한 해를 보낸 효과가 통계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노사분규 건수는 전년보다 5.2% 증가해 노사 갈등은 여전히 고려해야 할 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200만일 넘었던 근로손실…무파업 효과에 '뚝'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근로손실일수, 최근 20년 이래 최저치 기록'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고용부는 2019년 근로손실일수는 40만2000일로 2018년 대비 27.2%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0.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19년 노사관계 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손실일수는 40만2000일로 전년(55만2000일)과 비교해 27.2% 감소했다.

근로손실일수는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분을 측정하는 지표다. 하루 8시간 이상 조업을 중단한 노사분규 발생 사업장을 대상으로 파업기간 중 파업참가자 수에 파업시간을 곱한 뒤 이를 일 단위로 환산해 산정한다.

지난해 근로손실일수는 최근 20년 집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근로손실일수는 2016년 203만5000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86만2000일, 2018년 55만2000일로 줄어왔다.

대형 사업장에서 평균 분규일수가 줄어든 점이 근로손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노사분규가 발생한 1000인 이상 사업장 46개소의 평균 분규일수는 9.9일로 전년(16.8일)보다 41.4% 감소했다.

대표적으로 조합원 수가 5만명이 넘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 여부가 통계에 영향을 끼쳤다. 근로손실일수가 정점이었던 2016년 현대차 노조는 24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다. 생산차질 금액만 3조1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 노사가 2011년 이후 8년 만에 무분규 임금교섭에 성공하면서 근로손실일수를 줄였다. 현대차는 경제적 이익 개선 효과까지 누렸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장기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노사의 인식 변화를 비롯해 어려운 경제여건과 당사자 간 원활한 교섭을 위한 정부의 조정·지원제도 등이 근로손실일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무파업했지만…車업계는 노조 리스크 여전
이상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8대 지부장 당선자. /사진제공=현대차 노조

올해 새 집행부 체제에 돌입한 현대차 노조는 '대화와 타협'을 앞세웠다.

이상수 신임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은 오는 10일 취임을 앞두고 "소모·대립적인 노사관계를 버리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갈등이 먼저였던 노사관계가 대화 중심으로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차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업계 노사관계는 여전히 갈등이 적잖은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기아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한국GM 3사 노조는 모두 교섭 갈등을 이유로 파업을 벌였다.

고용노동부 통계에서도 지난해 노사분규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1건으로 전년(134건)과 견줘 5.2% 늘었다. 여전히 갈등이 벌어지는 사업이 많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르노삼성 노조가 '게릴라 파업'을 벌이는 등 사업장 곳곳에서 파업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파업에 1200억원이 넘는 생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파업손실일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발생하는 노사분규를 줄이기 위해 고용부는 해결책 마련에 나선다. 노사 관계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노사분규를 사전에 예방하고, 필요한 경우엔 현장을 찾기로 했다.

임 차관은 "노사분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취약·핵심 사업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노사 갈등이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