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코로나19 종합상황실'의 핵심인 현대차 울산공장 염경호 보건팀장은 31일도 릴레이 회의로 하루를 열었다. 마스크부터 손소독제, 체온계까지 직원들을 위한 예방 품목들을 일일이 챙기고 직접 관리한다. 혹시 모를 확진자 발생에 대비한 시뮬레이션과 동선 체크까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다 간다.
염 팀장은 "국내 사업장의 코로나19 상황은 오히려 진정 국면으로 보이는데 해외 사업장 가동중단이 심상찮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발 부품 공급 공백, 울산공장 도장라인 확진자 발생에 따른 일시적 가동중단 파고를 넘어 국내 생산라인을 이미 모두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인도 등 해외 사업장들은 각국별 코로나 예방 방침에 따라 가동 중단되는 사례가 많다. 염 팀장은 "해외 사업장이 뚫리면 국내 본사에도 연쇄적인 영향이 있는 만큼 해외 공장의 코로나19 추세도 예의주시한다"고 말했다.
염 팀장은 "2월 말 도장공장에서 발생한 확진자 1명 외에는 국내 공장의 확진자 발생은 제로"라며 "전 세계적으로 현대·기아차에 12만명이 일하지만 공장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한국과 미국 각 1명씩 단 2명인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염 팀장은 "우리끼리는 미리 대책을 세워둔 게 주효했다는 얘기를 가끔씩 한다"고 밝혔다. 이겨놓고 싸웠다는 얘기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시간대별 대응계획은 물론 확진자 이동 동선까지 모두 정해놨다"고 밝혔다.
위기 앞에는 나와 너가 따로 없다. 현대차는 협력사에도 두 차례나 마스크를 지급했다. 종합상황실이 이런 조율과 소통의 최첨병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종합상황실 일이라면 직접 나서서 돕는다. 경영진의 이런 든든한 지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염 팀장은 "감염 예방 제품을 포함한 비용 투자에 크게 힘을 실어주는 경영진의 결정이 고맙다"며 "노조도 회사 방침에 인식을 같이 하고 모든 사안에 적극 참여해주고 있어 상황실 운영만큼은 노사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요즘 전염병 확산으로 달라진 국민들의 수요에 어떻게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까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LG 스타일러로 국민들의 생활패턴 자체를 바꿔놓은 장보영 LG전자 H&A사업본부 상무는 오늘도 코로나가 바꾼 시장을 예의주시한다.
장 상무는 "코로나19로 건강관리가전 수요가 높아지면서 스타일러 판매량이 2월 기준으로 작년보다 30% 이상 늘었다"며 "특히 대용량 제품의 판매가 50% 가량 늘어났는데, 위생과 살균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더 좋은 청정가전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청정가전은 환경 질병에 대한 국민의 관심사와 직결되는 산업군이다. 이 안에서 스타일러 등이 201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미세먼지와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전환된게 직접적 계기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가전 스팀·살균 대중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장 상무는 "코로나19는 변화하는 고객의 삶 속에서 다양한 기대를 충족시키는 기업들의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큰 변수"라며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새로운 제품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역발상 마스크 필터 기부로 눈길을 끈다. 경북 구미에 사업장을 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부터 의료 연구용(혈액투석) 파일럿 설비를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은 마스크의 핵심 재료인 MB 필터 제조기로 전환했다. 200만장의 마스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의 MB 필터 생산을 목표로 주말도 없이 24시간 설비를 가동 중이다. MB 필터는 전량 마스크 제조업체에 무상으로 제공된다.
코오롱인터스트리 이민호 연구원은 "직원들 모두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을 한다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코오롱그룹은 25억원 규모의 모듈형 음압치료병실도 특별 제작해 서울대병원에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계열사인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해 경북 문경의 서울대병원 인재원에 설치하는 것으로 24병상 1개동 규모로 의료진의 요구에 최적화해 만든다.